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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복음] 대림 제1주일 (마르 13,33-37)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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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연 신부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



문득 이러한 의문을 가져봅니다. 어머니 배 속에 있는 태아가 과연 배 속에서 나오는 것을 좋아했을까요? 아마 어머니 배 속에서는 외부로부터의 어떠한 위협도 없는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그 안이 더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열 달이라는 시간을 채우고 힘차게 울면서 세상으로 나와야만 했습니다.

어쩌면 이 모습과 우리가 이 세상의 삶을 모두 마치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많은 분들이 그래도 사는 것이 더 낫다고 하면서, 이 세상 안에서 더 오래 머무르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세상 삶 역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간이 지나면 이곳을 떠나서 하느님 나라에 갈 수밖에 없습니다.

어머니 배 속이 아무리 좋아도 어쩔 수 없이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하는 것처럼, 이 세상 삶이 아무리 좋아도 죽음을 통해 하느님 나라에 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인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그러한 나라가 있다는 증거가 어디에 있느냐면서 증거가 없기 때문에 하느님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과학자들은 존재한다는 증거가 없다면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없다면, 그것이 존재한다는 가능성으로 여긴다고 하더군요. 하느님 나라도 그렇습니다. 존재할 수 없다는 증거를 낼 수 없다면 우선적으로 존재한다는 가능성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나라에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까요? 특히 주님께서 말씀하신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머니 배 속에서 육체적인 성장을 해야 세상으로 나올 수 있는 것처럼, 이제 이 세상에서는 영적인 성장을 해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마르 13,33)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그날과 그때를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늘 깨어 있으면서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고 영적인 성장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전례력으로 새해인 대림 제1주일을 지냅니다. 성탄절에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는 준비를 하는 기간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매년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시간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지금을 나태하게 살고,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만을 쫓는 데에 연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보다는 오늘 제1독서의 “주님, 당신만이 저희 아버지시고, 예로부터 당신 이름은 ‘우리의 구원자’이십니다”라는 이사야 예언자의 고백을 우리 역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 앞에 서게 될 마지막 날을 떠올리며 지금을 충실히 사는 모습입니다.

어느 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성적이 비슷한 아이들을 A, B반으로 나누었지요. 그런데 아이들 사이에서 A반은 우수반이고, B반은 열등반이라는 소문이 난 것입니다. 물론 헛소문이었지요. 하지만 이렇게 나뉜 뒤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시험을 보니 A반은 성적이 오르고, B반은 성적이 떨어진 것입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희망을 간직한 사람은 그만큼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서 희망을 저버린 사람은 어떠한 좋은 결과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우리 신앙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지금을 잘 준비하는 사람은 그만큼 좋은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영원한 생명’이라는 큰 선물을 말이지요.

이번 대림 시기는 예년과 다른 아주 멋진 시간으로 만들어 보았으면 합니다. 이렇게 깨어 있는 모습으로 잘 준비하는 사람만이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기를 기다리게’(1코린 1,7 참조)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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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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