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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우리 이웃’ 난민들에게 지원보다 자립을

유시환(요한, 난민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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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세금으로 그들을 도와야 할까? 난민을 도우려면 세금을 더 내야 하나? 난민을 돕고 싶은데 얼마를 줘야 하지? 이들에게 도대체 뭘 해줘야 하는 거야?

아마도 ‘난민’이라는 단어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지원(Support)’일 것입니다. 난민을 먼저 받아들인 선진국이나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고 아직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난민들에게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모든 결론은 생계비 지원, 의료비 지원, 주거비 지원 등 지원에만 몰려 있습니다.

난민들을 사람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냥 난민이라는 단어로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닌지요. 불쌍한 지원 대상자쯤으로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선 난민을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우리 형제’ ‘우리 이웃’으로 난민을 받아들이자고 하셨는데 그러한 모습은 국가나 사회는 물론 우리 교회 안에서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사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난민 담당 일을 하면서 후원금 모아 난민들에게 난방비를 지급하고, 뭐라도 사서 가져다주는 등 무엇인가 도와줘야만 하는 대상자로 난민을 바라봤습니다. 이러한 제 생각은 ‘동두천 난민공동체’를 통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공동체 구성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지원받기 위해 난민이 된 것이 아니예요. 지원보다는 우리가 자립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우리 아이들 먹을 것들 우리가 열심히 일해서 사주고 싶어요.”

지원보다는 자립! 어쩌면 우리는 난민을 돕겠다는 의지로 난민들이 가지고 있던 자립 의지를 꺾었는지 모릅니다. 동두천 난민공동체가 전하는 메시지는 난민을 사람으로,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길이 아닐까요. 쓰고 없어지는 개개인을 위한 지원보다는 난민들이 스스로 목소리 내도록 지지하고 돕는 일이 바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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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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