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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복음] 연중 제29주일·전교주일 (마태 28,16-20)

열심히 공부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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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생 때 만나는 신부님마다 이러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열심히 공부해라.”

신학교에 입학하면 어학, 철학, 신학, 성서 등 방대한 학문을 공부합니다. 솔직히 수업을 들으면서 ‘지금 배우고 있는 것들이 나중에 신부가 되어서 필요할까?’라는 의문을 많이 품었습니다. 라틴어, 희랍어, 히브리어 등은 공부를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이제 이런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는 없기 때문이지요. 철학이나 신학 역시 일상에서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공부에 집중하기보다는 기도를 더 열심히 하고 주님의 말씀이 담긴 성서 공부에 충실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지요. 이런 마음을 갖다 보니 열심히 공부하라는 신부님들의 말씀이 와 닿지 않았습니다.

사제 서품을 받은 지 벌써 20년이 지났습니다. 나름대로 사제의 직무를 충실하게 이행하며 살다 보니 이제야 “열심히 공부하라”는 신부님들의 말씀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단순히 지식 함양의 차원이 아니었습니다. 사제는 사람의 영혼을 올바르게 이끌어야 하는 중대한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별 지식 없이, 그에 따른 노력 없이 대충 살아서는 그 사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신부님들께서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씀하셨다는 걸 이제야 깨닫습니다.

자신의 삶에 충실할 수 있는 건 자신의 사명을 올바르게 파악했을 때 가능합니다. 그 사명을 제대로 깨달은 사람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공부를 너무나 싫어했던 고등학교 친구가 생각납니다. 그 친구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산업전선에 뛰어들었지요. 지금은 자신의 사업을 해나가면서 안정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지금 늦게나마 대학에 들어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공부의 필요성을 늦게나마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우리를 향해서 하나의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 사명은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는 것입니다.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전교 사명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우리는 마음 깊이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혹시 전교는 내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우리는 사람들이 주님의 곁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이끌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신이 신앙인이라는 걸 부끄러워하면서 숨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 세상 모두를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셨고 십자가를 짊어지셨습니다. 주님의 사랑은 단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모두가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받아들인다면 주님께서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하신 전교 사명을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주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로마 10,14-15)라고 말합니다. 주님으로부터 사명을 받아 세상에 파견된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힘차게 선포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사야 예언자가 보았던 주님의 집이 있는 산으로 모든 민족이 밀려드는 환시(이사 2,2-3 참조)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로마 10,15)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보시는 시각도 이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명을 충실히 이행하는 사람들을 얼마나 아름답게 보시겠습니까?

주님으로부터 받은 사명에 충실한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주님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마지막 희망인 하느님 나라에 모두 함께 기쁘게 입성할 수 있습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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