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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숙 수녀의 중독 치유 일기] (9)“오늘 이 성경 말씀이 이루어졌다”(루카 4,21)

당장 용기 내어 단중독 기관에 도움 청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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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를 받아 든 예수님께서는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 4,18-19)

수도생활 30여 년을 되돌아보면 나에게 해방과 기쁨을 느끼게 했던 순간들은 놀랍게도 가난한 이들과 함께할 때,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하느님께만 희망을 둘 때였다. 그래서 이 성경 말씀을 들을 때마다 늘 가슴이 벅차오르고 힘이 불끈 솟아오르곤 한다. 눈이 있어도 볼 수 없고 귀가 있어도 들을 수 없는 장애 친구들과 만날 때도, 물질과 행위에 얽매여 헤어나지 못하는 중독의 어려움을 가진 분들과 만날 때도 그들에게 해방을 알려주실 분은 오직 한 분이셨다.

주님은 시대의 가난을 새롭게 해석하고 세상의 가난 속으로 끊임없이 내려가도록 촉구하는 수도회의 영성과 사도직 식별을 통해 나에게 그런 두려움에서 해방되는 힘을 길러주셨다. 또 의료사도직에서 가난한 이들의 피신처가 되어주시고 치유의 기적을 일으켜주시면서, 해체 위기의 가정을 회복하고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에 늘 민감하게 투신하도록 나를 양성시켜 주셨다. 아울러 부족한 내가 중독 치료 전문가로 일하는 자부심과 기쁨에 차게 해주셨다.

중독은 촘촘하고 튼튼한 그물에 걸린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물을 빠져나오려고 혼자서 몸부림칠수록 더 그물에 감겨 결국 빠져나갈 수 없게 된다. 누군가 그 그물을 잘라주거나 풀어서 빠져나오도록 도와주어야 살 수 있다. 그 길을 열어주시는 분은 바로 ‘하느님’이시다.

감사하게도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물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우리는 그분의 이끄심을 잘 알아듣고 민감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 민감성의 조건은 가난한 이들, 아픈 이들의 시선을 놓치지 않으셨던 주님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중독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일 또한 인간의 계획을 넘어서 철저하게 예수님의 연민과 사랑의 마음을 가져야 함을 자주 깨닫는다. 때로는 좌절과 포기를 반복하지만, 중독치료 전문가로서의 열정을 더하고 지치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하느님께서 힘을 주신다. 하느님께서는 중독자들과 그 가족이 진정으로 그 그물에서 해방되기를 바라신다. 해방을 통해 다시 보고 듣고 회복하여 건강한 한 삶을 살기를 바라신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자유로운 삶, 매이지 않는 해방의 삶을 선포하셨다. 중독에서 헤어날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그분께 신뢰를 두고 일어서서 다시 한 번 그 길을 찾아가 보라고 권한다.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혼자 모든 것을 하려고 하지 말고 협조자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끊임없이 갈망하면 길은 열리게 되어 있다. 아직도 지속해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용기를 내어 단중독 전문기관의 도움을 청하라. 치료를 시작한다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오늘 예수님께서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를 펴서 선포하신 것처럼 중독으로 고생하는 모든 분에게 나의 두루마리를 큰소리로 외치고 싶다. “중독에 묶인 이들을 해방시켜 주실 것이다.”



부천성모병원 알코올의존치료센터 상담전화 : 032-340-7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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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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