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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대림 제3주일 - 우리 삶에 펼쳐지는 ‘희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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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민택 신부



예수님의 나자렛 방문과 회당에서의 ‘희년 선포’는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시며(신원) 무엇을 위해 파견 받으셨는지를(사명)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 읽으신 성경 구절은 이사야서 61장 1-2절의 말씀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이 말씀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구약에서 오시기로 약속된 그리스도로 드러내십니다. 그리스도라는 말은 ‘기름 부음 받은 이’라는 뜻으로 구약의 메시아를 지칭합니다. 구약의 약속처럼(이사 61,2) 그분의 사명은 온갖 종류의 속박에 매여 있는 이들에게 다가가 해방의 기쁜 소식을 전하며 그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었습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루카 3,22) 예수님의 세례 때 확인된,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와 맺는 사랑의 친교는 그분의 공생활을 통해 생생히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신 후 예수님께서 찾아가신 곳은 이방인들의 갈릴래아, 거기서도 가장 비참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삶의 자리, 구원을 간절히 바라는 이들의 울부짖음이 울려 퍼지는 곳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 4,18-19)

이집트 종살이에 허덕이며 하느님께 울부짖었던 이스라엘 백성의 간청을 듣고 모세를 보내시어 그들을 종살이에서 구해주신 하느님께서는, 죄와 악의 종살이에서 허덕이는 이들의 울부짖음을 들으시어 ‘새로운 모세’인 당신 외아드님을 친히 파견하셨습니다. 그곳에서 ‘새로운 탈출기’를 실현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루카 4,21) 복음 말씀에 나오는 ‘오늘’은 2000년 전 예수님의 시간인 동시에, 그분의 인격과 업적을 기억하고 기념하며 그분을 따라 하느님 나라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의 ‘오늘’이며 우리 각자의 ‘오늘’이기도 합니다.

그 옛날 가난하고 소외되며 온갖 병고에 시달리고 죄와 악의 속박 속에 갇혀 살던 이들에게 다가가 당신 사랑의 힘으로 그들을 속박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으로 인도하신 것처럼, 주님께서는 오늘도 초라하고 나약한 우리에게 다가오시어 우리가 새로운 삶을 살도록 이끌어주십니다. 죄와 악, 죽음과 두려움이 아닌 사랑과 용서, 자비와 평화가 우리의 삶을 다스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몸이 되었습니다.”(1코린 12,13)

우리는 모두 세례를 통해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하였으며, 그분 사랑으로 새로운 삶을 선물로 부여받았음을 기억합시다. 주님 자녀로서의 고귀한 품위가 회복되었음을 기억합시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끊임없이 우리 마음의 문을 두드리시며, 자유와 평화의 땅으로 이끌어주고자 하십니다.



한민택 신부(수원가톨릭대 교수, 이성과신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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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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