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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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쩌나] 398. 어찌해야 하나요? 미운 마음을…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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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나름 열심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려 애도 쓰고요. 그런데 갈수록 마음에 들지 않고 미운 사람이 늘어나서 고민입니다. 성찰하고 고해성사를 봐도 그때뿐. 시간이 지나면 다시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이런 제 마음을 어떻게 추스를 수 있을까요?



답: 자매님의 고민은 아마 거의 모든 신자의 고민일 것입니다. 미운 마음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말씀드리기 전에, 우선 마음의 특징부터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완전하지 않습니다. 노력하면 성숙해지기는 하지만 자매님이 바라시는 것처럼 완전한 마음, 항상 너그럽고 평화로운 마음을 갖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가끔 일부 종교인들이 그런 척하지만, 그런 행위들은 일회적인 감정에서 오는 것이거나 조건이 갖춰진 상태에서 기분이 좋아서 하는 말일 뿐, 사람의 마음은 본래의 상처와 병적인 콤플렉스 등으로 평안한 마음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영성심리학자이자 「상처 입은 감정의 치유」 저자 마르틴 파도바니 신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간은 완벽하게 안정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우리는 일시적인 기간의 안정을 누릴 수는 있지만, 또 다른 차원의 안정을 추구하기에 일시적인 안정은 흔들리게 됩니다.”

미운 마음은 우리가 노력한다면 어느 정도 통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 대한 미움, 특히 내가 잘못한 것 없이 상대방이 잘못해서 생긴 미움일 경우 통제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나는 정당하다’는 자의식이 미움을 없애기는커녕 부채질을 하기 때문인데, 이런 때 내 마음 안의 손익계산서를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입니다. 그래서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선택하고 행동하는데 이런 성향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자기에게 묻는 것이지요. ‘네가 지금 저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좋은데 그렇게 해서 너에게 이로운 게 뭐가 있나?’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자기 물음을 던지면 마음은 잠시 계산을 합니다. ‘그래 저놈을 미워해 봐야 내 건강만 해치고 내가 다른 일을 하지도 못하지’ 하는 결론을 내리고, ‘에이 재수 없어’ 하면서 미운 사람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도 일시적일 뿐 시간이 가면 다시 미운 마음이 솟구쳐 오르는 때가 있습니다. 미운 사람에 대한 감정이 뿌리가 깊은 경우입니다. 그런 때는 십자가의 주님 앞에서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묵상 중에 나는 하느님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용서받을 죄를 짓지 않고 살아왔는가 자기 성찰을 해야 합니다. 용서받은 체험이 깊을수록 다른 사람을 용서해 줄 마음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당에서 기도할 때는 주님께서 나를 용서해 주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다가도 한발만 밖으로 나오면 기특한 마음은 사라지고 다시 평소대로 돌아가는 바람에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는 분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기도하고 평안하게 사는데 왜 자기 마음만 그러는지 자신을 용서하기 어렵다는 분들. 얼핏 들으면 아주 열심한 분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면밀하게 들여다보면 ‘완전강박증’ 성향을 가진 분들이 대개 그런 불편한 마음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마음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성질을 부리는 것입니다. 미움을 갖지 않으려면 상대방을 용서해야 하는데, 미운 사람이 용서되지 않는다고 자신을 미워하고 자신을 용서하지 않으면 마음은 더 괴팍해지고 속 좁은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남을 용서하지 못하는 자신을 먼저 용서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내 마음이 편해야 세상이 편해 보인다는 간단한 법칙입니다.

그런데 많은 신자가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자신을 들볶다가 신경증적 질환에 걸리곤 합니다. 자기 머리를 때리고 구박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갖고 싶어하는 모습은 바보나 하는 짓인데, 오랜 습관으로 자학을 신앙으로 여기는 분이 많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 이웃 사랑도 안 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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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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