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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교리학교 <1> 기도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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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규만 주교

 
신자 대다수는 어떻게 하면 기도를 잘할까 고민한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올바른 기도방법뿐 아니라 직접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고 또 자주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때마침 서울대교구는 내년을 ‘기도의 해’로 지낸다. 또 기도의 해를 잘 보내기 위해 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는 기도를 주제로 13일부터 5주간 교리학교를 개설했다. 평화신문은 교리학교에서 진행하는 조규만(서울대교구 총대리) 주교의 강의 내용을 5회에 걸쳐 연재한다.
 

▲ 서울 선교전례사목부가 마련한 교리학교의 조규만 주교 강의에 참석한 신자들이 강의 시작에 앞서 기도하고 있다. 이힘 기자
 
기도는 영혼의 호흡

기도에 대해 많은 정의가 있다. 성녀 아기 예수의 데레사는 기도를 ‘마음의 약동이며 하느님을 바라보는 단순한 눈길이고, 기쁠 때나 슬플 때 시련을 겪을 때 부르짖는 감사와 사랑의 외침’이라고 정의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기도를 ‘하느님의 목마름과 우리 목마름의 만남’(2560항)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저는 기도를 ‘하느님을 사랑하고 더 잘 알기 위해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있듯,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그럼에도 하느님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기도다.

하느님과의 대화와 만남은 우리 대화와 만남과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하느님과의 만남인 기도는 일방적이다. 벽에다 하는 하소연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세상을 떠나 하느님을 직접 대면하기 전까지 하느님을 이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도뿐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기도 시간은 하느님의 시간으로, 결코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기도를 ‘영혼의 호흡’이라고 했다. 우리 영혼은 기도하지 않으면 숨을 못 쉬어 죽게 된다고 한 것이다. 하느님과의 이러한 만남 없이 구원은 불가능하다. 구원이 하느님을 만나는 일인데, 이 세상에서 하느님과의 만남 없이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의 만남이 가능할까.



친교의 만남인 기도

우리가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는 목적은 보통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문제 해결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만남이 아닌, ‘더 사랑하고, 더 잘 알기 위한’ 만남이다. TV ‘미수다’에 출연했던 방송인 크리스티나씨가 한국인 남편과 연애할 때는 주말마다 비행기를 탔다고 한다. 이처럼 연애할 때는 없던 시간도 내고 돈도 아끼지 않는다.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기에, 문제 해결을 위해 하느님을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 ‘청원 기도’다. 이는 당연하다. 종교가 있는 목적이 인간의 힘으로 안 되는 것에 대해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모든 종교는 현세 구복적이다. 하지만 그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더 크고 초월적인 것을 추구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하느님을 더 사랑하고 잘 알기 위한 ‘친교의 만남’이다. 바로 감사와 찬미의 기도다. 꼭 기도라고 해서 대화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연인이 함께 있을 때는 말을 하지 않아도 좋은 것처럼 말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기도에 대해 아주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다. 복음서에는 예수님이 기도에 대해 가르쳐주신 부분이 얼마나 많은지, 당신이 얼마나 많이 기도하셨는지 배어 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기도문이 ‘주님의 기도’다.

교회는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 공동체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을 권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경기에서 한기주 선수가 있었다. 잘하는 투수인데, 그땐 던지기만 하면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야구단 선수 전원이 금메달을 땄다. 한 선수를 보면서 하느님이 왜 부족한 우리를 공동체로 부르시는지 알 수 있다.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 6가지 이유

기도했음에도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 이유는 첫째, 마음으로 기도하지 않아서이다. 하느님도 마음 없이 하는 기도는 알아듣지 못하신다. 하느님과의 대화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둘째는 끈질기게 기도하지 않아서다. 셋째는 겸손하지 않아서이며, 넷째는 그 기도를 들어주면 그것이 당사자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해롭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그 기도를 들어주지 않아도 우리가 냉담하지 않는다는 것을 하느님께서 잘 아시기 때문일 것이다. 여섯째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안 들어주시는 것이다.

우리 교회는 기도를 매우 소중히 여긴다. 관상수도회는 주 업무가 기도다. 활동도 하지만, 먹고 사는 것만 허용된다. 트라피스트 수도회와 가르멜 수도회 등이 대표적이다. 생산성 제로다. 그럼에도 우리 교회는 관상수도회를 매우 높이 평가한다. 구약에서 모세는 기도하고 여호수아는 나가서 싸웠다. 하지만 모세가 기도하지 않으면 여호수아는 전쟁에서 패했다.

성녀 아기 예수의 데레사는 ‘선교의 수호성인’이다. 성녀는 기도한 것밖에 없다. 수녀원에서 10년도 채우지 못하고 선종한 성녀를 교회는 ‘선교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했다. 하느님은 참 아이러니하시고, 유머러스하시다.

어떻게 보면 기도는 낭비가 맞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을 위해 시간을 낭비할 수 있어야 한다. 기도는 분명히 힘이 있기 때문이다. 교황 방한을 준비하면서 기도를 참 많이 했다. 당시 일기예보에서 8월 15~17일 비가 내릴 것으로 돼 있었지만, 바람이 솔솔 불고, 햇빛도 적당했다. 나만 기도한 줄 알았는데, 우리 신자 할머니들도 많이 기도하셨다.

많은 분이 기도할 때 분심이 든다고 한다. 머릿속에 가장 당면한 문제가 떠오르는 것이다. 어쩌면 분심은 내가 하느님하고 대화해야 할 주제인지도 모른다.

정리=이힘 기자 lensman@



가톨릭평화신문  201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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