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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교리학교 <3>기도에 대한 계시, 조규만 주교(서울대교구 총대리)

예수님께서 친히 들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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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가 뭘까? 계시라는 말은 ‘감춰진 것을 들춰내다’라는 뜻을 지닌 ‘레벨라레’(revelare)에서 유래했다. 쉽게 말해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인간에게 알려주시는 것이 바로 계시다.

계시 없이 인간 이성으로 만물의 근원인 하느님을 아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구약에선 모세를 통해서야 하느님께서도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알려주실 수 있었다. 하지만 신약에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 자신을 알려주셨다.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계시의 절정이고 완성이다.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써 당신께서 주시고자 하는 것, 곧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셨다. 계시의 대상은 당신 자신이고, 하느님께서는 당신에 관한 신비를 당신 계획에 따라 인간에게 기꺼이 알리고자 하셨다. 하느님 뜻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 계시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원하시는 것은 뭘까?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다. 인간은 하느님의 은총을 받을 수도, 거부할 수도 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로봇으로 만들고 싶어 하지 않으셨다. 그것이 바로 자유 의지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자유 의지로 하느님 자신을 사랑해 주시기를 원하신다.

계시에는 공적 계시와 사적 계시가 있다. 공적 계시는 신ㆍ구약 전체와 사도들의 가르침, 곧 사도로부터 이어지는 전승인 성전이다. ‘예수 그리스도로 종결된 공적 계시를 보완할 더 이상의 계시는 없다’는 게 교회 가르침이다. 사적 계시가 공적 계시의 보충이나 보완이 될 수는 없다.

기도에 대한 계시를 알려면 성경에서 기도에 대해 알려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시편은 특히 구약성경에서 기도의 걸작을 이룬다. 시편은 이미 이뤄진 하느님 약속을 기념하며 메시아의 도래를 희망함으로써 역사의 모든 차원에까지 미친다. 그리스도께서 기도로 바치시고 그분 안에서 완성된 시편들은 그리스도의 교회가 드리는 기도의 근본적이고 불변하는 요소다(「가톨릭교회 교리서」2596, 2597항).

성경과 성전은 하느님 체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예수 부활 체험 이외에도 수많은 영적 체험 사례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참된 사적 계시에 대한 기준은 꼭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적 계시의 모든 내용은 공적 계시에 부합해야 하고, 교회가 가르치는 신앙 진리나 도덕성에 상반되지 않아야 한다.

건방지면 하느님 체험이 아니다. 하느님을 체험한 사람이 어찌 겸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신학대전」을 쓴 토마스 아퀴나스도 신비 체험을 하고 난 뒤에는 책을 쓰지 않았다. 성경은 하느님 계시의 기록이지만, 그 시대 눈높이에 맞춰 기록됐다.

성경에 보면 기도에 관한 표현은 간구하다를 비롯해 청하다, 원하다, 정보를 묻다, 조사하다, 심사하다, 질문하다, 중재하다, 탄원하다, 울부짖다, 울다 등 다양하게 등장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기도하던 모습도 머리를 숙이다, 무릎을 꿇다 등으로 다양하다. 구약성경은 힘 있는 기도와 그렇지 않은 기도, 마음으로 하는 기도를 구별한다. 신약성경에서 기도의 절정은 예수님의 기도다. 마음으로, 정성으로, 믿음으로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친다. 예수님께서는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고 하셨다(마태 18,20).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께 드리는 기도를 친히 들어주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리=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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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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