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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가사는 주님께 감사 드리던 저녁 기도...몇 개의 선율에 앉혀 불리다 브라운이 만든 곡으로 성가책에 실려

<30> 220번 생활한 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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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20번 생활한 제물

▲ 영국 출신 오르가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브라운.





미사 때 봉헌 중 가장 많이 부르는 성가 가운데 하나가 220번 ‘생활한 제물’이다.

‘생활한’이라는 말은 옛 표현으로, ‘살아 계신’이라는 뜻이다. 본래 예수 그리스도께서 미사 중에 당신 자신을 ‘살아 계신’ 제물로 희생 제사를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우리가 헌금으로 봉헌에 참여하며, 내 노력의 대가를 일부나마 주님께 감사의 표시로 되돌려 드리는 것은 이러한 예수님의 희생과 봉헌에 참여하는 것이기도 하다.

220번 성가의 작사가는 손복희로 돼 있는데, 이 선율에 붙어 있던 본래 가사는 하루를 마감하며 주님께 감사를 드리던 ‘저녁 기도문’이었다. 이 기도문은 그리스 지역에서 널리 사용되던 것으로 제목은 ‘하루가 지나가오니’(Τν μραν διελθν)이다. 1절 내용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하루해가 지나가오니, 주님,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어둠의 시간 속에서도 시련이 없기를 당신께 기도드립니다. 오 예수님, 저희를 보호하시고 다가오는 밤중에도 지켜주소서.”

1853년 이 기도문을 영어로 번역해 소개한 영국의 성직자이자 작곡가였던 닐(John M. Neale, 1818~1866)은 이 기도문의 지은이가 5세기 중반 에페소 공의회와 칼체돈 공의회에서 크게 활동한 콘스탄티노플의 성 아나톨리오라고 주장한다.

“이 작은 기도문은 교회의 공적인 예배에서 사용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나 에게 해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 섬 지역에 널리 퍼져 있던 기도문이다. 기도문의 스타일로 보아 이것은 성 아나톨리오의 작품이라 여겨진다.”

반면 영국 성직자이며 찬미가 학자였던 줄리안(John Julian, 1839~1913)은 1907년 출판한 「찬미가학 사전(A Dictionary of Hymnology)」에서 이 찬미가의 가사 내용과 다른 자료들을 검토해 봤을 때 5세기에 활동한 아나톨리오 성인이 아니고 8세기 그리스 지역에 살았던 어떤 이의 것으로 추정했다.

이 기도문과 결합한 선율은 기록상으로 16세기 후반 제시우스(Bartholomus Gesius)가 만든 것이 처음이다. 기도문은 이후 몇 개의 선율에 얹혀서 불려 왔는데, 우리 성가책에 수록된 선율은 1862년 영국의 오르가니스트이며 찬미가 작곡가였던 브라운(Arthur H. Brown, 1830~1926)이 만든 것이다. 그는 영국 브렌트우드 성당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오르가니스트로 일했으며, ‘런던 그레고리오 성가 연합회’의 회원이기도 했다. 800곡이 넘는 성가를 작곡한 그는 비록 영국 성공회 소속 음악가였지만, 전통 신앙에 관심이 많아 뉴먼 추기경의 ‘옥스퍼드 운동’에 동참했고 그레고리오 성가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며 옛 찬미가와 기도문, 전례를 연구하기도 했다.

우리 성가책에 수록된 가사를 붙인 손복희는 효성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소속 수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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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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