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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로 보는 순교자들의 삶과 신앙, 감동 백배

‘명도 - 천국에 이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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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앗숨 도미네가 2010년 선보인 작품 ‘TURN’을 공연하고 있는 모습. 가톨릭평화신문 DB

▲ ‘앗숨 도미네’ 정애란 총감독은 “저희 첫 순교극 ‘명도’를 통해 무명 순교자들의 순교 신심을 함께 떠올려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지난 8일 어둠이 짙게 깔린 늦은 저녁. 배우 20여 명이 경기 분당구 금곡동의 한 건물 지하 연습실에 삼삼오오 모여 연습 삼매경에 빠져 있다. 꼬박 1년 넘게 매주 안무와 노래, 연기 실력을 갈고닦아온 이들은 수원교구 복음화국 소속 평신도 뮤지컬 극단 ‘앗숨 도미네’ 단원들. 이들은 9월 무대에 올릴 창작 순교극 ‘명도 - 천국에 이르는 길’을 맹연습 중이다.

극단을 이끌고 있는 이는 정애란(베로니카, 60, 수원교구 분당성마태오본당) 총감독이다. 단원들의 발성과 동작 하나하나를 지휘하는 정 감독은 “어제도 새벽 4시까지 단원 모두가 연습에 온 힘을 쏟았다”며 “초연을 앞두고 막바지 점검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앗숨 도미네’는 정 감독이 2003년 문화 선교를 위해 창단, 2007년 교구 인준을 받은 평신도 뮤지컬 공연 단체다. 성악을 전공한 그가 유학 후 자신의 재능을 교회를 위해 바치고자 설립했다. 뮤지컬 선교단체를 만든다니까 콧방귀 끼는 이들을 보고서 더 오기가 생겨 열정을 바쳐온 지가 벌써 14년째. 교구에서도 이제 ‘아는 이들은 다 아는’ 신앙 극단으로 성장했다. 이번 무대에 올릴 뮤지컬 명도는 앗숨 도미네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정 감독은 “극단 설립하고 활동하다 보니 어느덧 환갑이 됐다”며 “앗숨 도미네의 첫 순교극인만큼 한국적 요소들이 가미된 이번 무대가 무척 설렌다”며 웃음 지었다.

‘명도’는 이름 모를 ‘무명 순교자’들에 초점을 맞췄다. 배경은 신해(1791년)ㆍ신유박해(1801년) 시기. 주인공인 망나니 ‘망치’가 수많은 순교자의 목을 베다 순교자들을 통해 신앙의 의미를 깨닫는 내용이다. 극중에서 망치는 이렇게 외친다. “내가 수없이 많은 천주교인을 죽였는데, 그분이 나를 용서해 주신다고? 그렇게 자비로운 분이 계시단 말인가?”

순교극은 복자 124위의 시성을 기원하며 정 감독과 전문 연출가가 각본을 쓰고, 김태진(수원교구 어농성지 전담) 신부가 곡을 썼다.

앗숨 도미네는 전문 배우가 아닌 순수 아마추어 신자들이 신앙 열정 하나로 똘똘 뭉쳤다. 어린아이부터 50대에 이르는 단원들은 공연을 앞두고 새벽까지 코피를 쏟아가며 연습에 매달린다. 어린이 단원들은 부모들이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만 연습해도 된다”고 하면 더 열심히 연습하고 학교 성적도 곧잘 받아온다. 생업이 있는 어른 단원들은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에도 연습실로 달려온다.

정 감독은 이번 작품에 신자들의 관심을 요청하면서 동시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첫 작품 ‘너 누구냐’부터 바오로 사도의 일생을 그린 ‘TURN’, 성모님 삶을 노래한 ‘Yes!’ 등 모든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매번 공연 첫 무대를 찾아와 주는 교구장 이용훈 주교의 격려도 큰 힘이 된다.

의상, 조명, 음향기기 전문가들의 재능 기부도 빼놓을 수 없지만, 교통비 한 푼 안 받고 도리어 회비를 내면서 활동하는 단원들의 ‘작은 순교 정신’이 앗숨 도미네의 자산이다. 공연 후 사제들도 “강론 100번 한 것보다 공연 한 번의 힘이 크다”고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정 감독은 “공연이 산으로 가지 않기 위해 때론 제가 40대 단원들에게도 마구 호통치고, 막말도 서슴지 않지만, 자신의 몸짓으로 열정을 보이고 나면 모두 큰 보람을 맛본다”면서 “불러주시는 곳이 있다면 단체명대로 ‘네 여기 있습니다!’(앗숨) 하고 전국에 신앙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명도 - 천국에 이르는 길’은 9월 15일 오후 8시 분당성마태오성당 대성전에서, 9월 17일 오전 10시 대전교구 해미순교성지에서 공연된다. 공연 문의 : www.adsumdomine.org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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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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