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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 ‘경고등’ 들어왔다면… 복음을 주유하라

이제민 신부, 신앙의 궁금증 명쾌한 해설과 일화로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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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내미는 사랑



손 내미는 사랑

이제민 신부 지음 / 생활성서 / 1만 5000원




‘복음’이란 무엇인가? ‘천국’은 대체 어디에 존재할까? 신자라면 누구나 지녔을 의문들에 이제민(마산교구 명례성지 성역화 추진 담당) 신부가 명쾌한 해설과 일화를 곁들여 엮은 책 「손 내미는 사랑」을 펴냈다. 40여 년 사제생활의 다양한 경험과 깊이 있는 신앙지식이 스민 책이다. 사제와 평신도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북돋는 내용으로 꾸며진 ‘평신도 희년 필독서’다.

저자는 ‘복음’은 곧 ‘인생을 기쁘게 사는 비결’이라고 칭한다. 예비신자 교리는 기쁘게 사는 비결을 처음 가르치는 시간이고, 성사와 기도는 결국 우리 모두가 하느님 안에 복음적으로 기쁘게 살도록 이끈다. 저자는 복음을 자동차의 기름에 비유한다.

“복음은 자동차의 기름과도 같습니다. 복음을 주유하지 않는 교회는 움직이지 못할뿐더러 교회 자체가 망가집니다. 복음이 아니라 자기의 생각을 교회에 주유할 때, 교회는 불량 기름을 주유한 자동차처럼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여전히 ‘천국’을 생전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먼 나라’로 여기고 있진 않은가. 저자는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르 3,11)고 한 예수님 말씀으로 천국의 개념을 쉽게 풀이해준다. 하느님 나라는 곧 영토 개념을 뛰어넘는 ‘왕국’이며, 가까이 왔다는 표현은 곧 ‘손안에 있다’, ‘손이 닿는 곳에 있다’라는 것. 이 신부는 “하느님 다스림에 자신을 맡기면 기쁜 삶을 살 수 있으며, 천국은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이 아니라, 그들에게 손을 내미는 곳에 펼쳐지는 경지”라고 설명한다. 결국, 먼저 손을 내미는 삶을 살 때 천국과 기쁨과 희망은 지금 여기에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손 내미는 사랑’은 결국 하느님 사랑과 천국이 내 손에 달렸다는 의미일 것이다. 갓난아기가 어머니의 사랑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나서 사랑을 느끼는가? 우리 순교자들이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믿음을 지킨 것이 교리를 온전히 이해했기 때문이었을까. 저자는 “교리가 아니라 사랑이 감동을 준 것”이며 “우리는 생명을 일으키기 위해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전한다. ‘자비의 손’, ‘천국의 손’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제뿐 아니라 부르심을 받은 우리는 모두 자기의 몸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 주어야 한다”며 ‘평신도 희년’에 걸맞은 사명 북돋기도 놓치지 않는다. 저자는 사제로 지내면서 판공성사 시기를 지키지 않은 형제에게 다짜고짜 탓하며 성사주기를 거절했던 일, 좋은 말로 강론하면서도 무거운 짐은 신자들에게만 지우거나 상석에 앉아 인사받기를 좋아했던 마음을 고백하면서 사제직에 자비가 있어야 함을 깨닫기도 한다. 사제란 군림하는 사람이 아닌, 일상 속 은사의 다양성을 소화해야 하는 사람임을 되새기기도 한다.

신자들도 지금 자리에서 신의 현존을 믿지 못한 채 하느님 나라를 폭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꼭 사제여서 깍듯해지지는 않는지 돌아보도록 ‘보편 사제직’을 일깨우고 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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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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