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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의 인간애 정신에 주목해야”

김수환 추기경 행복한 고난 / 구중서 지음 / 사람이야기 /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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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환 추기경은 국민을 대표하는 시대의 양심이셨습니다. 그러나 절대 어떠한 반대세력도 미워하지 않으셨어요. 오류를 범한 이에게도 존엄성이 있기 때문이죠. 교회를 박해하는 상대일지라도 모든 이와 대화해야 한다는 것이 당신의 세계관이었습니다. 그것은 오직 진리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원로 문학평론가 구중서(베네딕토, 83) 수원대 명예교수가 현대인이 되새겨야 할 김수환 추기경의 정신을 일목요연하게 옮겼다. 김수환 추기경 10주기를 앞두고 최근 이 같은 추기경의 고귀한 업적과 정신을 담은 「김수환 추기경 행복한 고난」을 펴낸 그는 “김 추기경의 모든 일은 ‘사회의 인간화’를 위한 것이었다”며 “인간 사랑의 정신이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창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추기경의 인간애 정신은 마침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기운이 새롭게 불고 있는 이 시점에 새롭게 되새겨야 할 더없이 중요한 정신적 자산”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수환 추기경 행복한 고난」은 2009년 구 교수가 출간했던 김수환 추기경 평전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용서하세요」를 다듬어 새로 펴낸 증보판이다. 새 책에는 모든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를 한없이 사랑했던 김 추기경의 인간애를 반추하고, 이를 실천해 가자는 뜻이 담겼다.
 

김 추기경이 모든 이에게 존경받는 이유는 ‘인간 사랑’에 있다. 구 교수는 책에 담아낸 김 추기경의 정신을 △정의 △평화 △일치 △실천적 사랑 △완성과 같은 단어로 요약했다. 그는 “김 추기경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비롯된 교회의 사회 참여 사명, 정의를 위한 행동 실천, 현실 개혁 활동 자체를 복음의 선포로 여기셨다”며 “폭력 아래 침묵하는 것, 남과 북이 휴전하는 게 평화가 아니라, 참된 정의가 구현된 상태야말로 진정한 평화로 보셨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황한 이론과 문서로만 신앙 진리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실천으로 옮겨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평화로 여기셨다”고 덧붙였다.
 

“김 추기경님은 ‘완성 사관’을 지닌 분이셨습니다. 사회적 인간성 회복, 즉 사회가 인간화돼야 함을 추구하셨어요. 인간의 자기 완성은 곧 사회의 완성이자, 하느님 나라의 완성이니까요. 양심의 보편성, 인간 존엄성은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견해보다 높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 겁니다. 김 추기경님은 하느님 나라 완성의 속도가 느려지게 만드는 사건들, 소통과 일치가 부족한 우리 사회를 보고 깊이 고뇌하시며 불면증을 앓기도 하셨죠.”
 

구 교수와 김 추기경과의 인연은 40여 년에 이른다. 책에는 김 추기경이 30대 중반이던 1971년부터 가톨릭출판사 월간 「창조」 편집 책임자로 일한 구 교수를 이심전심으로 믿고 아낀 일화들도 등장한다.
 

군부 독재의 탄압으로 이 땅에 인간 존엄이 없던 시절, 김 추기경은 위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아래로는 가난하고 아픈 이들을 위했다. 시간 날 때마다 수시로 달동네를 찾은 것은 물론이다. 1970년대 말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단식 농성 중 쓰러진 동일방직 여공을 등에 업고 병원에 직접 데려가가고 1987년 6ㆍ10 항쟁 때 명동대성당을 메운 청년들을 보호해주고도 그들이 무사히 귀가하도록 대절 버스마다 사제들을 붙여주기까지, 김 추기경은 격동기 한국의 민주화와 노동운동의 선구자요, 온 국민을 끌어안아 준 아버지였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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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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