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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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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웅모 신부의 박물관, 교회의 보물창고] (68) 영국 더럼의 ‘비미쉬 박물관’


미술관이나 박물관, 음악당이나 도서관 같은 문화기관은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와 풍요로움을 전해준다. 그러나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문화기관이 대도시에 집중해 있어서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혜택을 누리기는 쉽지 않다.

영국에서도 런던을 비롯한 도시에 문화기관이 편중돼 있어, 오래전부터 문화 소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어떻게 배려할 것인지 고민했다. 근래에는 작은 도시나 마을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소규모의 문화기관이 문을 열고 있다.

마을에 있는 성당이나 공공기관에서는 주민들을 위해 작은 도서관이나 전시장과 같은 문화 공간을 꾸며 제공하고 있다. 기존 건물의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불필요한 공간을 문화 공간으로 내어 주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영국 북동부 지역도 런던과 멀리 떨어져 있어 문화적으로는 낙후된 곳이었다. 더럼(Durham) 지역의 비미쉬 박물관(Beamish Museum)은 이처럼 문화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1970년에 개관해 주목을 받아왔다.

더럼 지역은 산업혁명의 원동력이었던 석탄의 주요 생산지였으나, 후에 산업이 쇠퇴하면서 대부분의 탄광촌이 문을 닫게 됐다.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였지만, 주민들과 지방 정부에서는 폐광촌을 살리기 위해 지혜를 모았다. 탄광촌의 산업 유산을 폐기하지 않고 잘 보존해 마을 전체를 생활 박물관으로 꾸미기로 결정하고 실행해 비미쉬 박물관이 탄생했다.

이곳에서는 182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의 산업 유산과 지역 사람들의 생활용품을 비롯한 다양한 수집품을 볼 수 있는데, 소장물품은 31만 점에 이른다. 이처럼 많은 물품을 소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박물관을 만들고자 하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의 광부와 가족들은 폐광촌을 다시 정비하고 각종 장비들을 손질했고 자신들의 손때가 묻은 귀중한 유물이나 물품을 기꺼이 기증했다.

오늘날 비미쉬 박물관 직원 대부분은 탄광에서 일했던 광부들과 가족들이다. 수백 명의 자원 봉사자들도 박물관 곳곳에서 방문객을 환대하면서 도움을 준다. 특히 이곳의 직원이나 봉사자들은 오래 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복장을 하고 그들의 모습을 재연하고 설명해줌으로써 방문객들을 그 시대로 이끌어 머물게 해준다.

도시에 있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대부분 좁은 공간에 자리 잡고 있지만 이곳에선 탄광과 마을, 들판과 오솔길 등 전체가 야외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 석탄을 캐던 탄광과 운반차, 철도 레일과 석탄 장비는 오래 전부터 있던 자리에 그대로 보존돼 있다. 1825년경의 탄광 모습과 마찻길도 볼 수 있고, 1913년경의 건물로 채워진 마을과 기차역도 만날 수 있다. 누구든 마을 사람들이 살았던 집과 학교, 상가와 농장, 교회와 놀이터 등도 방문할 수 있다. 오래전에 사용했던 마차나 트럭, 2층 버스나 전차, 증기 기관차를 전시하거나 운행하는 것도 비미쉬 박물관이 보여주는 특징이다.

마을 한가운데에 자리한 교회 안에는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히 한결 같은 분이시다'라고 쓰인 포스터와 함께 등불을 들고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 예수님을 묘사한 유리화가 있다. 탄광에서 하루하루를 고단하게 살았던 광부들과 가족들의 신앙이 얼마나 애절했던가를 짐작할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다니던 학교도 잘 보존돼,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교실 칠판 가까이에는 커다란 성화도 걸려 있다. 매우 어려웠던 시절이었지만, 아이들에게 그리스도교 신앙을 최우선에 두고 교육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교실의 작은 의자에 앉아 박물관의 유래와 마을 사람들의 생활에 관해 들으며 이 지역의 역사를 공부한다.

마을 전체가 살아있는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곳은 비미쉬 재단에서 관리한다. 재단에서는 오늘날에도 작품의 수집과 연구, 보존과 전시를 계속하며 박물관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석탄 산업이 사양길에 들어서면서 폐광촌이 늘어나고 있다. 어떤 지역에서는 폐광촌 지역에 카지노와 같은 유흥업소를 만들어 지역을 살리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업소가 진정으로 마을과 주민을 살릴 수 있는지 비미쉬 박물관을 거닐면서 묻게 된다.

우리 교회 안에도 사용하지 않는 건물이나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방치하면 훼손되기 쉽다. 교회에서도 용성이 떨어진 오래된 건축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단순히 건물에 대한 보존이나 활용뿐 아니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환경과 공간도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할지 고민할 때다.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이 묻은 곳은 모두가 다 소중하다. 이런 것은 한 번 사라지면 복원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오래된 건물 뿐 아니라 사람들이 걸었던 길과 나무들, 작은 정원이나 돌담 사이사이에도 우리가 아직도 다 듣지 못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도 더없이 소중하다.

흔히 사람들은 박물관이라고 하면 대부분 건물 안에 전시된 유물이 있는 공간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 박물관에는 건물과 그 안에 있는 전시물 그리고 정원과 주변 환경 등이 모두 다 포함된다. 비미쉬 박물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박물관의 개념이 훨씬 더 넓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우리는 박물관과 같은 문화 공간의 내·외부에 머물면서 지나간 사람들의 삶과 문화와 예술을 더듬어보며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



정웅모 신부 (서울대교구 주교좌성당 유물 담당)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1987년 사제품을 받았다. 홍익대와 영국 뉴캐슬대에서 미술사·박물관학을 전공했다. 서울대교구 홍보실장과 성미술 감독, 종로본당 주임, 장안동본당 주임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기사원문 보기]
[가톨릭신문  2018.09.11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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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빵을 떼실 때에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4,13-35 주간 첫날 바로 그날 예수님의 13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다. 14 그들은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서로 이야기하였다. 15 그렇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 16 그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7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걸어가면서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을 한 채 멈추어 섰다. 18 그들 가운데 한 사람, 클레오파스라는 이가 예수님께, “예루살렘에 머물렀으면서 이 며칠 동안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혼자만 모른다는 말입니까?” 하고 말하였다. 19 예수님께서 “무슨 일이냐?” 하시자 그들이 그분께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 관한 일입니다. 그분은 하느님과 온 백성 앞에서, 행동과 말씀에 힘이 있는 예언자셨습니다. 20 그런데 우리의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이 그분을 넘겨, 사형 선고를 받아 십자가에 못 박히시게 하였습니다. 21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 일이 일어난 지도 벌써 사흘째가 됩니다. 22 그런데 우리 가운데 몇몇 여자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새벽에 무덤으로 갔다가, 23 그분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돌아와서 하는 말이, 천사들의 발현까지 보았는데 그분께서 살아 계시다고 천사들이 일러 주더랍니다. 24 그래서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서 보니 그 여자들이 말한 그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26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 27 그리고 이어서 모세와 모든 예언자로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그들에게 설명해 주셨다. 28 그들이 찾아가던 마을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예수님께서는 더 멀리 가려고 하시는 듯하였다. 29 그러자 그들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하며 그분을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그 집에 들어가셨다. 30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31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다. 32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33 그들이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보니 열한 제자와 동료들이 모여, 34 “정녕 주님께서 되살아나시어 시몬에게 나타나셨다.” 하고 말하고 있었다. 35 그들도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오늘의 성인
 그레고리오(Gregory)
 네온(Neon)
 데오다토(Deodatus)
성녀  도다(Doda)
 레온시오(Leontius)
 론지노(Longinus)
성녀  마리아 에우프라시아 펠레티에(Mary Euphrasia Pelletier)
 멜리토(Mellitus)
 베네딕토 멘니(Benedict Menni)
성녀  보바(Bova)
 빌리암 피르마토(William Firmatus)
 사바(Sabas)
 알렉산데르(Alexander)
 에그베르토(Egbert)
 에우세비오(Eusebius)
 이보(Ivo)
복녀  코로나(Corona)
복자  프란치스코 콜메나리오(Francis Colmenario)
 피델리스(Fidelis)
 호노리오(Honor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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