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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고’ ‘버리고’ ‘내려놓고’ 주님께로

하느님께서 좋은 것을 주시리라는 믿음으로 ‘잠심’ 할 때 그분 뜻 알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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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너머 그 너머로
정규한 지음/성서와함께/8000원

 자기 생각의 틀에 갇혀 있는 사람은 자신과 이웃, 세상, 하느님의 참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그러기에 우리는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 내 생각을 버리고 비우고 내려놓으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1998년 사제품을 받은 이후 오롯이 영성 지도에만 전념해온 예수회 정규한 신부가 최근 생각을 `비우고` `버리고` `내려놓기`를 다룬 「나를 넘어 그 너머로」를 펴냈다. 앞서 펴낸 「하느님께 나아가는 세 가지 여행」이 참 나를 만나는 데, 「하느님 안에서 세상보기」가 하느님 뜻을 아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하느님과 일치하기 위한 터를 닦는 기초 작업인 `잠심(潛心)`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제 생각을 버리고 주님께 돌아오너라"(이사 55,7)를 부제로 잡은 이 책은 잠심을 `알되 그 앎이 나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를 위해 사물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올바른 식별력을 길러주고, 영적 진화로 가는 길로서의 잠심의 문제를 다양한 예화를 들어 설명해 나간다.
 
 
 하느님께서 좋은 것을 주시리라는 믿음을 갖고 잠심하면 하느님 뜻을 점차 알아듣게 되고 그 뜻을 실천해 하느님과 일치하게 될 것이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특히 잠심을 이해하면 비움과 버림, 내려놓음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 상태도 알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또한 잠심의 개념을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잠심 상태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이해`를 넘어 `체득으로 가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일상에서 좋고 나쁜 감정이 들 때 항상 잠심의 개념을 생각하며 `알되 그 앎이 내 삶에 깊은 영향을 주지 않는` 잠심 훈련을 하며 잠심 상태에 머무를 것을 권유한다.
 
 정 신부는 "어떤 감정이 들 때 그 감정에 빠지지 않고 잠심 상태에 머무르면 마음이 좀 더 평화로워질 수 있다"면서 "그 순간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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