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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너머 수도원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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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원 역시 사람 사는 곳이라 웃음이 넘치고 때로는 서로 투닥거리기도 하지만 서로 부족함을 채워주고 사랑하며 하느님을 향해 가는 그들이 삶은 한결같다. 수사들의 일상을 담은 다양한 사진들. .


▲ 수도원 일기
 
수도원 일기

성바오로수도회 글ㆍ사진/

성바오로/1만 1500원



수도원.

뭔가 모르게 신비스럽다. 하느님과 가장 가까운 공간, 하느님만을 바라보고자 자신을 봉헌한 수도자들이 모여 사는 곳 …. 수도원 하면 족히 몇백 년은 묵은 고풍스러운 성에서 온몸을 감싸는 검은 수도복의 수도자가 발자국 소리도 없이 스르르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거룩한 장면을 떠올리기 쉽다. 그게 전부일까?

「수도원 일기」는 성소를 느끼고 수도원에 입회해 살아가는 수사들의 소박한 일기다. 성바오로수도회 수사들이 10여 년간 수도회 누리집(www.paolo.or.kr)에 남긴 기록들을 선별해 엮은 것. 바람 한 줌, 가느다란 거미의 발놀림에서도 하느님의 숨결을 담아내려는 뜨거운 마음의 소리를 담았다.

수도원은 청빈, 정결, 순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수사들의 놀이터이며 일터이자 기도가 가득 차 있는 곳이다. 그곳에는 건강한 남자들의 웃음과 노동과 힘찬 성가 소리가 울려 퍼진다. 뒷동산의 다친 토끼를 꼭 껴안고 기도하는 노 수사의 다정함과 작은 운동장에서 공을 차며 엎어지고 자빠지는 젊은 수사들의 발랄함을 함께 구경할 수 있는 곳, 역시 수도원이다.

천사들만 모이지 않았다. 수도원도 사람 사는 곳인지라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곳곳에서 투닥거리면서 일어나 인간의 한계와 이기심을 자각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부족한 스스로의 모습을 성찰하고, 이러한 부족함을 껴안아주고 사랑하며 함께하는 동료들을 통해 하느님을 느낄 수 있는 곳 또한 수도원이다.

일상에서 겪는 일을 예리한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고 성찰하는 것을 보면 역시 수도자는 수도자다. ‘머리 무게 측정’이라는 제목의 일기다.

“며칠 전 목을 삐었는데 머리를 움직일 수 없었다. 머리가 얼마나 무거운지 알 수 있었다. 팔과 어깨까지 굳어져서 더 고통스러웠다. 수지침도 맞았다. 침 10개를 썼는데 뺐을 때 손가락에서 먹물 같은 굵은 핏방울이 나왔다. 지금은 회복했고 식사 후에 공을 차기까지 했다. 몸이 아프면 낫기 위해 이렇게 정성을 다하는데, 마음이 아플 때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맑고 밝게, 그리고 정갈하게 풀어내는 소소한 일상이다. 갑자기 하늘이 열리거나 벼락이 내려꽂히듯 성령이 임하는 극적인 이야기는 없다. 작은 풀잎에서, 해지는 들녘에서 잔잔히 다가오는 하느님의 그림자를 찾는 모습을 온전히 담았다.

봉헌 생활의 해다. 「수도원 일기」는 봉헌 생활을 사는 수사들의 일상을 엿보면서 그들의 삶 안에 살아계시는 하느님을 만나 흐트러진 자신을 추슬러 다시금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도록 이끄는 안내자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수도자들의 삶을 빌려 전하는 하느님의 위로와 사랑이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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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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