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앙생활도 공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노현지 양이 7일 학교 복도에 걸려있는 디자인 공모전 우수 수상작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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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이라도 기도하면 주님이 눈여겨보시지 않을까요?"
노현지(미카엘라, 18, 서울 길동본당)양은 유아세례를 받고 지금까지 유치부는 물론 초등부와 중ㆍ고등부 주일학교에 한 번도 결석해 본 적이 없다. 7일 서울 상일미디어고등학교 교정에서 만난 노양은 "주일학교 가는 것은 학교에 가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또랑또랑하게 말했다.
성경필사를 열심히 하는 부모님을 보며 신심 깊은 성가정에서 자란 노양은 성당에서 기도하는 걸 좋아했다. 어릴 때 엄마를 따라 자주 성당에 다닌 덕분에 주일학교도 빠지지 않았다.
지난해 본당 주일학교 학생회장으로 일했던 노양은 9지구 주일학교 부회장도 함께 맡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당시 노양은 고등학교 2학년이었는데도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주일학교 학생회장의 책임을 다했다. 어머니의 꾸준한 인도와 주일학교 교사의 격려가 뒷받침됐다. 주일 학생미사에서 입당ㆍ파견 성가를 부를 때 노양은 제단에 올라가 수화와 율동이 곁들여진 `액션송`을 혼자 꿋꿋하게 하기도 했다. 쑥스러워하지도 않았다. 성가대 활동도 열심이었다.
신앙생활도 열심이지만 학교성적도 뒤지지 않는다. 노양은 디지털미디어디자인과에서 2~3등을 다툴 정도로 성적도 좋다. 주일학교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중에도 꿈을 향한 발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고1 때 커뮤니케이션디자인 국제공모전에서도 우수상을 받았다.
"주일미사를 빠지고 1시간 더 공부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친구들이 성당 나오는 것을 귀찮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노양은 "일의 균형을 맞추기가 가장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주일학교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만큼 학교 내신관리와 공부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시간 안배를 하는 과정이 힘들었던 것이다.
노양은 또 "주일학교 학생회장으로 일하면서 책임감과 압박감으로 힘들었던 적이 있었지만, 그럴수록 기도를 더 열심히 했다"며 "기도로 주님께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남에게 말하지 못하는 고민이 생겨 힘들 때 성당에서 기도하면 힘과 의지가 생겨요. 주위 환경이 달라진다기보다 극복하고자 하는 힘을 얻습니다."
올해 고3이 된 노양은 이전처럼 주일학교 활동을 활발히 하지는 못하지만, 주일미사는 절대 빼먹지 않겠다는 다짐만큼은 확고하다.
산업디자이너가 꿈인 노양은 "대학에 가면 벽화 그리기 봉사를 하고 싶다"며 "성당 초등부 스카우트 선생님을 하고 싶다"고도 계획을 내비쳤다. 강성화 기자 michaela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