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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교, 왜곡된 한·일 과거사 “책임 통감”

제20회 한·일 주교 교류 모임 의미와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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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주교들이 12일 통일전망대에서 북한 지역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이힘 기자

올해 한일 주교 교류 모임은 20회를 맞기까지 지난 20여 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양국 주교들의 신뢰와 우애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교류 모임은 1996년 한일 주교 5명이 한일 교과서 문제를 논의하고자 자발적으로 시작한 간담회가 40여 명의 양국 주교가 참석하는 정례 모임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세계 교회를 통틀어 특정 두 나라 주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큰 갈등을 빚어온 한국과 일본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올해 모임은 특별히 양국의 이해가 서로 다른 역사의 인물, 즉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안중근(토마스) 의사 기념관을 직접 찾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가해 당사국 주교로서 역사의 현장을 마주한 일본 주교들의 소회는 남달랐다. 그리고 아직도 좁혀지지 않는 역사 인식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마쓰우라 고로(오사카대교구 보좌, 교류 모임 일본 측 연락 담당) 주교는 “몸과 마음의 상처가 아직도 괴롭히고 있다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말을 듣고 무척 괴로웠다”면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실태가 일본에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 주교회의 의장 오카다 다케오(도쿄대교구장) 대주교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서 큰 깨우침을 얻었다”며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 한국과는 매우 다른 역사관을 갖고 있는 일본 젊은이들이 과거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일본 주교들의 이 같은 발언은 한일 교과서 문제로 시작한 교류 모임의 문제의식 자체가 아직도 유효한 것임을, 그리고 양국이 과거사에 대해 공통된 인식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준다.

한편 한일 주교들은 이번 모임을 통해 과거사 문제에서 한 걸음 나아가 사회교리를 바탕으로 양국 교회가 함께 안고 있는 사회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치적 색깔을 띠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직결된, 실천 가능한 것들을 찾아서 공동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양국 주교들은 지난 수년간 모임에서 사회 문제와 관련된 이슈를 다뤘다. 2008년에는 이주민, 2010년에는 자살, 2011년에는 생태신학, 그리고 2012년에는 탈핵 문제를 논의했다.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는 사안들이었다. 한일 주교들이 이번 모임에서 이러한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교류 모임의 주제는 더욱 다각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광주대교구장) 대주교는 교류 모임과 관련해 “책이나 영화 등을 통한 간접적 만남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면서 “한일 주교들의 직접적인 만남이야말로 진정한 이해와 소통의 씨앗”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본 주교들이 이번 모임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방문한 것은 지난 역사를 현실감 있게 체험하고 공감하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주교들은 제20회 모임을 마치며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같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복음의 부르심에 응답할 것을 다짐했다. 양국 주교들이 복음의 부르심에 함께 응답해나가는 만큼 한일 교회는 물론 국민 사이의 거리도 좁혀질 것이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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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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