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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28) 돈 워리 (Don"t Worry, 2019)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용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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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돈 워리’ 포스터.

▲ 김연정 첼레스틴(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후텁지근한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 손이 시릴 만큼 차가운 캔맥주와 함께 영화 보기! 영화는 가볍고 경쾌할수록 좋다. 그런데 오늘 선택한 영화는 어째 ‘폭망(폭삭 망함)’ 느낌이다. 시작부터 진지한 다큐멘터리의 느낌이 스멀스멀 풍겨온다. “아~ 이게 아닌데….” 실망하려던 찰나 영화 제목이 나의 발목을 잡는다. ‘Don‘t Worry(돈 워리)’. 걱정하지 말라는 말에 속는 셈 치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는 미국의 카툰 만화가 존 캘러헨의 인생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로빈 윌리엄스가 생전에 존 캘러헨의 자서전을 읽고 감명받아 판권을 구입했고 20여 년 만에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영화의 스토리는 이러하다. 알코올 중독자 존은 만취한 상태에서 친구와 함께 파티에 가다 교통사고를 당한다. 그리고 20대 나이에 전신마비 장애인이 된다. 존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더욱 술에 탐닉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존은 술을 끊기로 결심하고 금주 모임에 나간다. 그곳에서 존은 알코올 중독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고백한다.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 대한 분노와 그리움으로 13살 때부터 술을 마셨고,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가 됐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회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그 누구도 존의 처지를 동정하거나 공감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세 한탄하지 말고, 자기 연민에 빠지지 말라고 경고한다.

바로 이 부분을 기점으로 영화 ‘돈 워리’만의 매력이 발산된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은 전신마비 알코올 중독자 존을 비참하게 그리지 않는다. 그리고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 만들지 않는다. 관객에게 눈물과 동정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저 존의 평범한 일상과 용서의 12단계를 따라가게 한다.

존은 알코올 중독자 모임에서 만난 멘토의 도움으로 용서의 12단계를 밟아가면서 타인을 용서하는 법을 배운다. 자신을 버린 엄마를 이해하고, 자신을 전신마비로 만든 친구 덱스터를 용서한다. 누군가를 용서하는 과정에서 존은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게 된다. 자신도 몰랐던 재능을 발견해 카툰 만화가가 되는 것이다. 또 병원에서 만난 아누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영화는 이 과정을 무겁지 않게 입체적으로 잘 표현했다. 현재와 과거, 존 캘러헨이 그린 카툰이 자유롭게 스크린을 넘나들며 감각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리고 어느덧 존은 용서의 12단계에 도달한다. 마지막 미션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용서하는 일. 가장 고통스럽고 어려운 일을 존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영화 ‘돈 워리’는 삶에 지친 우리에게 진정한 용서의 의미와 희망의 메시지를 선물해 줄 것이다. “걱정하지 말아요! 희망은 멀리 가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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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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