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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29) 나는 예수님이 싫다

소년과 예수님의 사랑스러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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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는 예수님이 싫다’ 포스터.




영화는 인간을 탐구하기에 좋은 도구이다.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 또 더 나아가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눈을 키우게 된다. 영화 ‘나는 예수님이 싫다’는 주인공인 열두 살 유라를 통해 신에 대한 바람과 기도, 더 나아가 인간의 나약함과 상실에 대해 이해하게 되는 영화이다. 도쿄에서 시골 마을로 전학 온 소년 유라에게 어떤 일이 있었기에 직설적이고 당돌하게 “예수님이 싫다”고 했는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영화는 오쿠야마 히로시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주인공 심리에 따른 유연한 영상 처리로 장편 첫 작품이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감독의 능숙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주인공이 전학 온 학교가 미션스쿨이어서 유라는 예배가 참 낯설다. 그런 유라에게 예수님은 친근하게 자주 나타나신다. 또 그가 원하는 기도는 모두 손쉽게 들어주신다. 그래서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친구인 가즈마와도 단짝이 된다. 그러던 중 유라에게 예상치 못한 사건이 생기고 유라가 부탁하지 않아도 자주 나타나시던 예수님이 간절히 기도해도 와주시지 않자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가슴 속 잊히지 않는 기억과 감정을 재현하고 싶었다”는 오쿠야마 히로시 감독은 설레고 행복했던 순간과 힘들었던 기억의 파편들을 세 가지 스타일로 그려낸다. 첫 번째는 갑자기 도쿄에서 할머니 집으로 이사해 환경이 바뀌어 친구도 없고 모든 것이 낯선 유라의 심리 상태를 대상물을 관찰하는 기록영화와 같이 아무런 기교도 없이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두 번째는 절친 가즈마와의 우정을 그린 부분으로 자유롭고 행복한 주인공의 심리를 카메라의 다양한 활용을 통해 현장감 넘치게 나타낸다. 마지막은 이 영화의 백미로 작고 귀여운 팅커벨 요정과 같은 예수님의 등장이다. 동화 같은 상상력으로 판타지하게 표현한 유라의 예수님은 친숙하고 장난기 넘치는 모습으로 어린 시절의 동심과 추억을 상기시킨다.

우리도 주인공 유라와 마찬가지로 기도할 줄을 모른다. 하지만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도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전 근심과 번민에 싸여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마태 26,39)라고 기도하셨듯이 우리도 주님께 의탁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오쿠야마 히로시 감독에게는 사도 바오로가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 중 “여러분에게 닥친 시련은 인간으로서 이겨 내지 못할 시련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성실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에게 능력 이상으로 시련을 겪게 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시련과 함께 그것을 벗어날 길도 마련해 주십니다”(1코린 10,13)라는 말과 함께 이 영화를 감독하게 된 것은 10년 전에 만난 예수님의 은총이라고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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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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