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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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촌살리기운동 25주년 -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⑤교회의 밥상은 안전한가

주일학교 간식·어르신 도시락 등은 유기농산물로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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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일 아침 미사를 마친 뒤 본당 자모회에서 정성껏 마련한 김밥과 우리농 음료수를 받아 맛있게 먹고 있는 서울 이문동본당 중고등부 주일학교 학생들.

▲ 지난해 7월, 살레시오회 성미유치원에서 원장 이미영 수녀와 교사, 봉사자 어린이들이 배식판에 우리농 식자재로 요리한 음식을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우리 밥상은 안전한가?

‘확 뿌려버리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는, 화학비료와 농약의 치명적 유혹 때문에 생겨난 ‘질문’이다. 작물의 생육은 물론 잡초나 해충 제거, 부족한 일손까지 단박에 해결해줄 거라는 착각에 빠지게 하는 화학비료와 농약은 겉으로야 깔끔한 모양새를 갖추게 한다. 하지만 그뿐. 보기 좋은 건 껍데기이고, 겉과 속은 ‘안전하지 않다’. 각종 유해성분이 똬리를 틀고 있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이 생명운동이라면, 그 골자는 역시 식탁의 안전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교회, 개개 가정의 밥상은 안전한지 안전 문제를 짚는다.



주일이면 본당 자모회장은 주일학교 간식 당번과 예산을 배정하고, 간식 메뉴를 정해준다. 그 식단에서 가장 중시되는 건 1인당 식자재 단가. 예산이 한정돼 있다 보니 가격이 싸고, 양이 많고, 유통기한의 제약도 덜하고, 또 쉽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눈이 가게 된다. 그러다 보면 주일학교 공동체 식단이 부실해지기 마련이다. 농약 걱정이 앞서지만, 아직 유기농에 대한 인식은 생각보다 얕다.

서울대교구 이문동본당(주임 박동호 신부)은 그래서 유기농 식자재를 우선으로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우리농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아이들에게 주는 걸 원칙으로 하고, 우리농 식자재가 없으면 재래시장, 일반 마트 순으로 가서 식자재를 구해온다. 주일 오전 9시 중고등부 미사가 끝나면 아침밥을 먹지 않은 아이들에게 밥상을, 오후 4시 초등부 미사가 끝나면 간식을 제공한다. 아침 밥상은 우리농 두부나 콩나물, 유정란 등 유기농을 주로 쓰고, 간식도 우리밀로 만든 빵이나 과자, 핫도그, 음료, 아이스크림 등으로 고른다. 아침 미사엔 40여 명, 초등부 미사엔 120여 명이나 오지만, 식대는 미사 때마다 100만 원씩 총 200만 원을 쓴다.

이정은(체칠리아, 48) 이문동본당 자모회장은 “성당에서 우리농이나 환경에 대한 교육을 많이 해서인지 어르신들도 생명농산물이나 유기농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그래서 주일학교 아침 밥상이나 간식 식단 또한 가능한 한 유기농을 쓴다”고 말했다.



늘 예산이 빠듯하다 보니

주일학교만이 아니다. 성탄ㆍ부활 대축일 큰 잔치, 본당 노인대학이나 시니어 아카데미, 빈민 사도직 단체들의 반찬 나눔, 홀몸 어르신들에 대한 도시락 나눔 등 공동체에서 식자재를 쓰는 일은 생각보다 많다. 그렇지만 유기농 밥상에 대한 관심은 크게 부족하다. 게다가 예산도 늘 빠듯하고, 아이들 먹이는 문제에 큰 관심이 없는 교회도 많아 선뜻 유기농으로 손이 가지 않는다.

지난 2016년,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이 발간하는 「가톨릭 디다케」에서 꼽은 주일학교 간식 선호도를 보면, 수제 버거나 떡꼬치, 튀김만두, 떡볶이, 돈가스, 토스트 순이었다. 근래에는 ‘소떡소떡’이나 ‘회오리 감자’ 등 유행을 타는 음식들도 인기 메뉴라고 한다.



인스턴트 음식, 몸에 안 좋은 것으로 가득

그러나 이런 인스턴트 음식은 칼로리가 높지만, 영양가가 없다. 피자나 햄버거, 핫도그, 튀김류 등은 ‘정크(junk)’ 음식이다. 정크가 뭔가? 쓰레기다. 우리 몸에 ‘불필요한’ 것이다. 단백질이나 무기질, 비타민 성분은 거의 없고, 지방이나 당, 나트륨 등 인공 식품첨가물은 ‘과다하게’ 포함돼 있다.

농촌사회학 연구자인 정은정(아녜스, 42)씨는 “‘은혜로이 내려주신 음식’에는 하느님이 허락하신 햇빛과 물, 흙, 공기, 농어민의 수고, 음식을 만드는 고귀한 조리 노동, 먹는 우리들의 입, 끝으로는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는 손까지 촘촘하게 ‘관계’가 얽혀 있지만, 세상의 음식은 모든 관계가 분절돼 버렸고, 세상의 음식이나 교회의 음식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교회가 미사 때마다 성찬 전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부활을 새기듯이 먹는 행위는 교회 공동체의 정체성을 드러낸다”면서 “그래서 우선으로 교회에서도 먹는 문제를 중심 주제로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생명공학을 이용해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변형한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문제 또한 심각하다. 자연 상태에서는 있을 수 없는 걸 가능하게 한 것이기에 환경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위험성이 얼마나 클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다. 현재 가장 많이 재배되는 GMO 작물은 콩과 옥수수, 유채, 목화 네 종류로, 최근엔 미생물제제 중 미생물 살충제(BT균, Bacillus thuringiensis)의 유전자를 일반 작물에 집어넣는 살충성 GMO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GMO 농산물과 가공식품의 문제

더 큰 문제는 GMO 작물을 포함한 수입 농산물이다. 최근 5년간(2013∼2017년) 우리나라에 수입된 GMO 농산물과 가공식품은 무려 15만 6270t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공식품은 값싼 수입 농산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 데다 이들 가공식품은 방부제나 팽창제, 발색제, 인공감미료 등 다양한 식품첨가제가 들어가 각종 질별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컵라면은 화학조미료나 인산염, 단백 가수분해물 등 20여 가지, 삼각김밥에는 글리신, 캐러멜색소, 증점제 등 10가지 이상의 식품첨가물이 포함돼 있어 투명하고 윤기가 잘잘 흐르는 제품으로 보이게 한다.

서울대교구 우리농 생활공동체 하영옥(카타리나, 61) 부회장은 “우리농을 만나기 전에는 유기농이 뭔지, 또 무정란이 있다는 것도 몰랐고, 콩나물을 비료를 줘서 키운다는 것도 몰랐다”며 “우리농 운동에 참여하고 나서야 우리가 왜 먹거리를 지켜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해서 “이제는 해마다 1월에 배송되는 광주 우리농의 진도 대파나 안동 가농 솔티분회의 하지감자처럼 제철 농산물을 적게 사서 음식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다 먹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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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8-2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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