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우리는 평범한 이웃입니다] (중) 함께하기 위한 공부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장애인은 ‘연민’의 대상이 아니라 비장애인과 동일한 ‘신앙인’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모범에 따라야 할 우리 교회는 여전히 그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제40회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김성훈 신부)와 함께 3회에 걸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교회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연재한다.


“미사 도중에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그 자리를 떠나고 싶었어요.”

지체 1급 장애를 갖고 있는 김레오(가명)씨는 어린 시절, 미사를 봉헌하던 중 상처를 받아 도망가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한 사제가 강론 중에 ‘병신’, ‘불구’라는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말했을 때다. 김씨는 오히려 덤덤하게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의외로 성당에서 자주 듣는 단어”라며 “여전히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런 단어들을 써서 이미 저도 익숙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하느님께서는 모두 다 다른 모습으로 사람을 만드셨다”며 “장애인들도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라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대해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씨의 호소처럼 교회는 하느님 앞에서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고 가르친다. 장애가 있는 신자들도 전례에 온전히 참여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말들 중에는 그들에게 상처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 교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신앙인으로서 이웃이 되기 위해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특성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는 올해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발표한 ‘장애인들의 신앙생활을 위한, 본당의 사목적 배려’를 제목으로 한 사목제안서에서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용어를 정리하며,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우선 ‘병신’, ‘불구’는 모두 장애인 혹은 모자라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말로 잘못된 표현이다. 또 소경, 장님은 ‘시각장애인’으로, 벙어리, 말더듬이는 ‘언어장애인’으로 표현해야 하며 나병환자는 ‘한센인’이 올바른 표현이다.

아울러 같은 사목 제안에서 교구는 ▲전례 ▲성사생활 ▲신앙 활동(신심 단체 등) ▲장애인주일학교 설립, 운영 등 각 본당에서 장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을 구체적으로 당부했다.

특히 장애별로 분리한 미사를 만들거나 장애인들에게 유아방에서 미사를 봉헌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게 하므로, 비장애인과 함께 봉헌하는 미사 혹은 가족미사 형태를 권고했다. 또 많은 장애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고해성사에 대해서도 발달장애인의 경우, 면담식으로 사제가 고해를 이끌어 주는 방식이나 고해할 내용을 부모 등과 상의해 글로 적어오는 방법 등 장애 유형별로 각기 다른 형태로 성사를 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

더불어 교구는 발달장애인이 신앙생활을 하고 성사생활에 오롯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장애인 주일학교’를 최소 지구 단위에 설립해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교구 내 18개 지구에서 장애인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총 13개 지구다.

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범한 이웃’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특성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함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톨릭발달장애인 부모회장을 맡고 있는 정용숙(엘리사벳)씨는 “아이가 어릴 때 주변의 따가운 눈총으로 제대로 된 신앙생활을 할 수 없었다”며 “부디 신부님을 비롯한 많은 신자들이 발달장애의 특성을 이해해 주시어 우리 아들이 또래의 비장애인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아가 “교회에서 부모 사후에 발달장애인들을 돌볼 수 있는 방안 등 장애인 사목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도 함께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0-04-2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3. 28

로마 12장 9절
사랑은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악을 혐오하고 선을 꼭 붙드십시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