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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바티칸이란 새장에 갇혀 있지만 영적으로 자유롭다."

최근 발간된 대담집에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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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여성의 관점은 남성과 다른 면이 있다”며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여성의 말을 듣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자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는 우리 속담과 같은 뉘앙스다.
 

또 “교회는 주교와 교황, 신부가 아니라 백성(The People)”이라며 “교회를 알고 싶거든 병원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자신의 삶을 불태우는 이들을 보라”고 권했다.


교황은 최근 프랑스에서 발간된 대담집 「정치와 사회: 도미니크 볼통과의 대화」에서 여성관부터 강대국 횡포까지 20가지 주제에 대한 생각을 솔직담백하게 털어놨다. 이 대담집은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학자 도미니크 볼통이 교황과 여러 차례 나눈 대화를 엮은 것이다. 다음은 주요 발언 발췌.


교황이 만난 여성들


“살면서 진실한 여성들을 만난 데 대해 하느님께 감사한다. 할머니 두 분과 어머니다. 두 할머니는 용감하면서도 늘 여성스러운 손길로 나를 대해 주셨다. 어머니는 마지막 출산(5남매) 후 감염돼 1년 동안 반신불수처럼 꼼짝 못 하면서도 집안일을 척척 해내셨다. 아버지 봉급은 월말이면 바닥났지만, 어머니는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지혜롭게 살림을 꾸려가셨다. 그들을 통해 여성은 사물을 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배웠다. 이 때문에 무슨 결정을 내릴 때 여성의 말을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42살 때 여성 정신분석 전문의와 주 1회씩 6개월간 상담한 적이 있다. 몇 가지 문제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였는데, 그녀도 (정신적 면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이주 난민 문제


“그들은 왜 자신의 땅을 떠나는가? 일자리 부족과 전쟁, 두 가지 이유에서다. 난리가 나면 피하는 건 당연하다.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아프리카는 유럽 식민제국들에 착취당해 일자리가 없는 것이다. 강대국들이 나무(자원과 사회 기반)를 모조리 베어 갔다. 유엔과 유럽연합 등 국제 사회가 그곳에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갇혀 있는 유럽


“(유럽연합을 탄생시킨) 슈만과 아데나워 같은 인물이 더는 보이지 않는다. 유럽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눈을 감고 있다. 유럽은 모든 것을 섞어 문화를 만들어내는 통합의 역사를 갖고 있다. 스페인어만 해도 어휘의 40가 아랍어에서 나왔다. 아랍인들이 700년 동안 그곳에 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금의 유럽 문화는 무엇인가. 그리스도교라는 뿌리가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통합 능력, 타인을 환대하는 능력이 있었다(지금은 그 능력을 잃었다). ”


백성들의 교회


“교회 안에 지적 능력이 부족하고 교묘하게 조종당해 짓게 되는 지도자들의 죄가 있다. 주교, 교황, 신부 같은 사람들이 교회가 아니다. 하느님 백성이 교회다. 전체적으로 하느님 백성은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말한다. 병원과 아프리카 선교지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이들이 진정한 혁명가다. 그들은 사람들을 개종시키려고 그곳에 간 게 아니다. 개종은 다른 시대 얘기다.”


권고 「사랑의 기쁨」과 경직성


“규범을 획일화하려는 유혹은 늘 있게 마련이다. 「사랑의 기쁨」을 예로 들어보자. 내가 말하고자 한 바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혼ㆍ사회혼으로 성체성사 은총에서 배제된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식별 과정을 거쳐 통합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절대 안 됩니다. 그들은 성체를 모실 수 없어요’라는 말을 듣는 게 현실이다. 그럴 때면 바리사이들과 관련된 예수님 시대의 비극적 상황이 떠오른다. 사실 똑같다! 죄가 있다면, 용서를 좀 더 용이하게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나를 괴롭게 하는 사람들


“바티칸이라는 새장에 갇혀 있지만, 영적으로는 자유롭다. 두려운 것도 없다. 하지만 편협한 사람들, 소통을 겁내는 사제들, 일종의 근본주의자 같은 사람들 때문에 괴로울 때가 있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저 사람은 지금 어딘가 아픈 사람’이라고 나 자신에게 속삭이게 된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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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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