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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의 수호성인 발렌티노 축일

밸런타인데이 의미와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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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의 달콤한 맛에 가려 소외받는 성인이 있습니다.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가 축일인 성 발렌티노(St. Valentine) 성인.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밸런타인데이는 발렌티노 성인 축일에서 비롯됐습니다. 「로마 순교록」을 보면 2월 14일은 두 명의 발렌티노 성인 축일입니다. 한 사람은 서기 269년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 박해시기에 순교한 사제고, 또 다른 발렌티노는 비슷한 시기 로마에서 순교한 주교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라는 죄목으로 체포된 사제 발렌티노는 자신을 감시하는 간수 딸의 눈을 뜨게 하는 기적을 일으키고 참수를 당합니다. 발렌티노 주교는 남자들을 군대에 보내기 위해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내린 금혼령을 어기고 젊은 연인들의 결혼식을 올려주다 순교했다고 전해지죠.

 

학자들은 같은 시기 같은 지역에서 순교한 두 성인을 동일 인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발렌티노 사제가 주교가 된 다음에 순교한 것이라는 것이죠. 특히 발렌티노 주교가 감옥에서 간수 딸에게 발렌티노의 사랑을!이라는 제목의 편지를 보냈고, 이것이 밸런타인데이에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풍습의 기원이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밖에 새가 2월 14일부터 짝을 짓기 시작한다고 믿었던 영국인들에 의해 14세기경부터 시작됐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날 연인들이 카드를 주고받았다고 하네요. 초콜릿을 건네는 풍습은 초콜릿 회사의 상술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초콜릿은 15세기 지리상의 발견 이후 유럽에 전해지는 과정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죠. 가톨릭교회가 쓰면서도 달콤하고, 사람을 흥분시키는 카카오 섭취를 권장해도 괜찮은가하는 것이었죠. 일부 수도자들은 중독성 있는 카카오를 환각제 또는 최음제라고 생각해 멀리 하기도 했답니다.

 

페터 제발트가 쓴 「가톨릭에 관한 상식사전」에 따르면, 17세기 초 유럽인들이 초콜릿에 열광하자, 도미니코수도회는 이를 죄악시하며 초콜릿 섭취에 반대하는 주장을 폈쳤다고 하네요. 이와 달리 예수회는 찬성하는 입장이었죠. 결국 1662년 브란카치오 추기경이 찬성 입장을 최종적으로 표명하면서 교회의 초콜릿 논쟁은 종지부를 찍습니다.

 

이보다 앞서 16세기 중반 멕시코 주교들이 카카오를 사순시기 금식기간에 먹어도 되는지 유권해석을 받기 위해 한 수도자를 교황청 교황 비오 5세에게 파견한 적도 있습니다. 교황은 쓰고 뜨거운 카카오를 억지로 마신 뒤 "이 음료는 금식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가름했다네요. 걸쭉한 액체 카카오를 지금과 같은 딱딱한 판자 형태로 처음 만든 곳은 과테말라에 있는 한 수도원이라고 하네요.

 

연인에게 달콤한 초콜릿을 통해 사랑을 전하는 밸런타인데이를 굳이 부정할 필요는 없겠죠. 하지만 상술에 가려져 잊힌 발렌티노 성인의 사랑을 기억한다면 초콜릿의 달콤함이 더 마음 깊이 와 닿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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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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