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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교구 설정 90주년 미사 봉헌, 남북 화해와 평화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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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교구 설정 90주년 미사 봉헌, 남북 화해와 평화 기원

▲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과 바냐루카교구장 프란요 코마리챠 주교가 평양교구 설정 90주년 기념식 중에 양피지로 제작한 두 교구의 자매결연서를 파티마 성모께 봉헌하고 있다.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눈물로 얼룩진 감격의 미사였다.

평양교구는 18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 주례와 한국 교회 주교단 20여 명 공동집전으로 교구 설정 9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100주년을 향한 뜻깊은 발걸음을 내디뎠다. 1927년 3월 17일 교구 설정 이후 90년 중 72년을 공산당의 박해로 점철된 수난과 순교 속에서도 선교 의지를 꺾지 않고 하느님께 온전히 나아간 90년에 대한 기억과 희망, 기도의 초대였다.

미사에는 염 추기경을 비롯해 평양교구 출신 윤공희(전 광주대교구장) 대주교, 박정일(전 마산교구장) 주교, 이기헌(의정부교구장) 주교, 평양교구장 서리 대리 황인국 몬시뇰, 평양교구장 서리 고문 함제도(메리놀 외방 선교회 한국지부장) 신부와 평양교구 출신 사제단, 서울과 부산의 평양교구 신우회원 등 500여 명이 함께했다. 아울러 20세기 초반 평안남북도 복음화에 이바지했던 파리외방전교회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메리놀외방선교회, 메리놀수녀회,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등 5개 수도회 회원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전하고 평양 선교 90주년의 기쁨을 나눴다.

또 미사 중에는 신의주 출신 실향민 2세인 장긍선(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장) 신부가 제작한 순교자 성화 ‘평양교구 신앙의 증인 24위’를 봉헌하고, 2027년 교구 설정 100주년에는 교구 출신 순교자 24위가 시복되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성화는 현재 시복 재판에 들어가 있는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중 해방 이후 6ㆍ25 전쟁 시기까지 공산당의 박해를 받아 평양교구에서 순교한 24위를 이콘으로 제작한 것으로,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93세의 고령에도 미사에 참여한 강오숙(루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수녀는 “감회가 너무 깊어 눈물이 났다”면서 “하느님께서 분명히 우리 평양교구를 잊지 않으시고 평화 통일의 특별한 축복을 주시리라 믿고 기도하겠다”고 약속했다.

메리놀외방선교회 동아시아관구장 브라이언 배런스 신부는 동료 사제들 6명과 함께해 “메리놀회는 오늘까지도 평양교구 선교지를 잊지 않고 매달 평양교구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며 기도를 잊지 않고 있다”면서 “100주년이 되는 날에는 꼭 평양에 돌아가 잔치를 하자”고 제안했다.

염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평양교구 90주년 기념식은 단순한 과거에 대한 회상과 기념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반성과 기도, 새로운 희망을 주는 출발점이 돼야 할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신앙의 자유 없이 고통받는 북녘의 모든 교우에게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을 보내며, 여러분들을 기억하고 기도하는 이들이 많이 있음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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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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