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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아는 만큼 보인다] 19. 삼위일체 하느님의 계시 (「가톨릭 교회 교리서」 243~248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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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사랑과 선물과의 관계, 사랑과 능력과의 관계가 잘 표현된 소설입니다. 두 가난한 부부가 성탄절이 되자 서로의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시계를 팔아 아내를 위한 예쁜 빗을 삽니다. 아내는 남편을 위해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팔아 그 돈으로 시곗줄을 삽니다. 상대에게 필요 없는 선물이기는 했지만 그것으로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합니다.

사랑하면 반드시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선물합니다. 사랑은 그 자체로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표현되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랑의 선물은 반드시 선물하는 사람의 능력 한계 내에서 이루어집니다. 가지지 못한 것을 선물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만큼 선물합니다. 자녀가 물에 빠졌다면 부모는 자녀를 위해 생명을 바칠 것입니다. 조금 주면 조금 사랑하는 것이고, 생명을 주면 완전히 사랑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아버지를 통해 받으신 선물인 ‘성령’을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243항 참조) 성령은 본래 아버지께서 주시는 선물이지만(245항 참조) 아드님을 통하여도 세상에 오십니다.(246항 참조)

우리는 성령을 통하여 “모든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요한 16,13) 아버지와 아드님을 알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자녀로 새로 태어나게 됩니다.(요한 3,5 참조) 성령을 통하여야만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로마 8,15; 갈라 4,6 참조) 성령은 인간을 하느님의 자녀 수준까지 올려주는 능력을 지니신 것입니다. 성령을 통하여 인간은 이전의 모든 죄에서 벗어나(마태 3,11; 루카 3,16 참조) 하느님과 하나가 됩니다.(루카 1,35 참조) 성령께서 인간을 하느님이 되게 하시니 성령 자체가 하느님이십니다.(245항 참조) 성령을 통하여 인간이 하느님이 되면 성령께서 하느님을 세상에 증거하는 힘이 되시기도 하십니다.(마르 13,11 참조)

선물을 통하여 우리는 주는 이의 사랑의 정도, 주는 이의 능력의 한계를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선물인 성령을 통하여도 우리는 주시는 분, 즉 하느님 아버지와 아드님의 사랑과 능력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성령의 능력은 인간을 하느님으로 만들 정도로 전지전능하십니다. 그러니 성령을 주시는 아버지와 아드님도 전지전능하실 수밖에 없으십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전지전능하심을 성령을 통하여 인간에게 선물하시니 하느님은 사랑이실 수밖에 없으십니다.

성령을 받으면 모든 인간이 하느님처럼 됩니다. 이것이 아버지처럼 우리도 완전해지는 길입니다.(마태 5,48 참조) 하느님의 본성이 사랑이시기에 하느님께서는 청하는 이에게 반드시 성령을 주실 것입니다.(루카 11,13 참조)

그러나 선물은 또한 받는 이의 능력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아기에게 자동차를 선물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성령님을 인간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 내에서 ‘세상 것’이란 포장지에 싸서 선물하십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할 나이에도 학교에 갈 형편이 안 되어 어머니와 구걸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는 성당을 좋아하여 창문 밖으로 들려오는 주일학교 교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하셔서 ‘파라클리토’(보호자, 위로자 : 243항 참조) 성령을 보내주셨다는 내용이입니다. 아이는 화가 나 하늘에 대고 “왜 저에겐 그 성령을 보내주시지 않는 거죠?”라고 따지듯 말했습니다. 그러자 하늘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나는 너를 돕기 위해 너의 어머니를 창조하고 너의 어머니에게 너를 사랑하는 마음도 넣어주었단다.”

사랑하는 마음은 성령의 열매입니다.(갈라 5,22 참조) 그 사랑하는 마음을 지닌 부모를 통해 성령을 주시는 것입니다. 비록 나에게 오는 것들이 하느님의 선물처럼 느껴지지 않더라도 그것은 포장지만 보아서 그렇지 실제로는 그 안에 하느님의 성령이 담겨있습니다. 하느님은 청하는 이에게 당신 성령을 반드시 선물하십니다.(루카 11,13 참조)




전삼용 신부 (수원교구 영성관 관장·수원가톨릭대 교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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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어라.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 주는 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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