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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후손임이 자랑스럽다”… 감격의 눈물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 성지 축성ㆍ봉헌 미사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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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수정 추기경이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 축성·봉헌 미사’에서 제대에 분향하고 있다. 리길재 기자

 

 


“가슴이 벅차오르고 천주교 신자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 성지 축성ㆍ봉헌미사는 교회 구성원 모두의 축제였다. 특히 성지 조성 사업은 지난 8년 동안 천주교만의 성지를 만든다는 오해를 받으며 시민단체와 타 종교인들의 반대에 직면하거나 예산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갖은 어려움을 겪었다. 성지 축성ㆍ봉헌이 모두에게 큰 기쁨으로 다가온 이유다.



▨ 성지 봉헌에 ‘감격의 눈물’

이날 축성ㆍ봉헌 미사를 지켜본 신자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홍영희(베로니카, 명동본당)씨는 “순교자처럼 신앙을 믿고 따르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양정옥(로사리아, 중림동 약현본당)씨는 “집 앞이 성인들을 기리는 장소로 바뀐 것이 자랑스럽고 감격스럽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정일(야고보, 노량진본당)씨는 “순교자의 후손으로서 감회가 깊었다”며 “순교자를 기념하는 공간이 각자의 신앙을 굳건하게 만드는 지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제대 아래 모셔진 성인 5위 유해

이날 미사 봉헌예식 때는 서소문 밖 네거리 성지에서 순교한 허계임(막달레나)ㆍ이영희(막달레나)ㆍ이정희(바르바라)ㆍ남종삼(요한 세례자)ㆍ최영(베드로) 등 성인 5위의 유해를 제대 아래에 모셨다. 기해박해(1839)와 병인박해(1866) 때 순교한 성인들은 1925년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시복됐고 1984년 5월 6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시성됐다.

이 가운데 허계임과 이정희, 이영희 성녀는 모녀지간이다. 이들 세 모녀는 아버지이자 남편인 이씨의 반대를 무릅쓰고 꿋꿋하게 신앙생활을 했다. 기해박해가 발생했을 때 세 모녀는 신앙을 증명하기 위해 자수할 것을 결심했고 모진 고문을 겪은 후 순교의 영광을 안았다.

남종삼 성인은 홍문관 교리와 영해 현감 자리를 지낸 관료 출신이다. 그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흥선대원군과 가톨릭 교회의 만남을 주선해 선교의 자유 획득을 도모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어진 박해의 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참수형을 받아 병인박해 때 순교하고 만다.

최형 성인은 외국어에 능통했던 인물로, 성 모방 신부 등 외국인 사제들의 복사로 일하며 선교 활동을 도왔다. 또 각종 교리 서적을 번역해 조선 신자들의 교리 이해도를 높이는 데에 헌신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병인박해가 발생했고 박해를 피해 숨어지내던 최형 성인은 한 신자의 밀고로 체포돼 모진 고문을 받고 결국 순교했다.

 

 

 

 

 

 

 


▨ 성인들을 모신 ‘종려나무 가지’ 동판

성인들의 유해는 조각가 조숙의(베티)씨가 만든 가로ㆍ세로 60cm의 정사각형 동판<사진> 밑에 모셔져 있다. 동판에는 종려나무 가지와 산들바람에 흩날리는 밀알들이 조각돼 있다. 조씨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한줌의 꽃다발을 성인께 올려드리는 마음으로 이 작업을 시작했다”며 “산들바람 즉, 보이지 않는 성령의 활동으로 한알 한알 날려 뿌려지는 은총의 순간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 탄성 자아낸 순례지 안내 영상

미사 마지막에는 지난해 9월 교황청 공식 순례길로 선포된 ‘천주교 서울 순례길’ 홍보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 상영과 함께 여기저기서 ‘탄성’ 소리가 들려왔다. 콘솔레이션홀 4면의 벽 전체에 비쳐 마치 직접 서울 순례길을 따라가는 듯한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 전례 담당 박지훈 신부는 “오늘 참석한 모든 분을 위한 선물로 이 영상을 준비했다”며 “순교성지 조성에 노력하시고 이날 미사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매일 두 차례 미사 봉헌

이날 축성ㆍ봉헌된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1일 정식 개관했다. 정하상 기념 소상당에서는 화~토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주일에는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에 미사가 봉헌된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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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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