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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귀신이 정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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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귀신이 정말 있을까요?

살아가면서 영적인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정말 귀신이 있을까요? 성경이나 교회의 가르침에도 마귀가 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우리가 흔히 귀신이라고 하는 존재도 있는 것이 아닐까요?

【답변】마귀인지 자신인지… 힘들게 하는 원인부터 묵상해보길

종교는 영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을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종교를 지닌 사람들은 신에 대한 믿음을 지니고 살아가며,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절대적인 존재를 인식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영적인 절대 존재와 대비해서 가톨릭교회에서는 마귀, 악마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에 의하면, 우리의 첫 조상들이 불순명을 선택하게 된 배후에는, 하느님을 거스르는 유혹의 목소리가 있었고, 그 목소리는 질투심 때문에 그들을 죽음에 빠지게 했으며, 성경과 교회의 성전(聖傳)은 그 목소리에서 사탄 또는 악마라 불리는 타락한 천사를 본다고 전하고 있습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391항) 이런 존재들은 본래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선한 천사였는데 그들 스스로 악하게 됐다고 전해져 내려옵니다.

귀신이라는 용어의 사전적인 정의를 보면 죽은 사람의 혼령 또는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인간에게 화복(禍福)을 내려주는 정령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귀신이라고 하면 복을 내려주기보다는 우리를 무섭게 하고 힘들게 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귀신은 인간이 하는 모든 일에 등장하며,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없고 목석도 자유자재로 통과할 수 있다고 전해 옵니다.

귀신에 대해서 전통적인 한국적 사고방식과 가톨릭적인 접근이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하느님을 연결시켜서 타락한 천사이고 우리를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존재라고 이야기하고 한국적인 전통에서는 일반적으로 초인간적인 존재인데 나쁜 귀신이 많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귀신은 사람에게도 붙는데, 원기가 왕성하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붙지 않고 원기 없고 허약한 사람에게 붙는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리고 음습한 곳을 좋아해 옛 성이나, 옛 우물, 폐허가 된 절, 허물어진 옛집, 어두운 동굴, 고목, 음산한 계곡 등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공포의 대상인 자연재해, 예를 들면 천둥, 번개, 질병들을 귀신의 작용이라고 생각하고 귀신을 쫓아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의식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래서 귀신이 몰고 오는 재화(災禍)를 면하려면 그 통솔자인 신명에게 빌어 귀신을 단속하도록 하는 일이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생각을 해 제사를 지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한국이라는 지역에 살고 있기에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여러 가지 풍습이나 문화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성경의 여러 단어를 대해도 성경적인 용어 해석을 하기보다는 우리가 배워왔던 개념이 떠오르고 그렇게 해석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귀신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한국 전통 방식의 해석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입니다.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유다교적인 전통이 없는 곳에서는 자기 나라의 문화와 풍습이 먼저 몸에 배었기에 자기가 배워온 방식으로 해석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톨릭교회가 문화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하면서 본토의 문화에 접목을 시도하게 됩니다. 그것을 토착화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제사에 대한 것을 교회에서 수용하고 받아들이게 된 것입니다. 서로 다른 것을 배척하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안고 가는 포용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악마는 신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영적인 존재였지만 점차 유해한 의미를 지니게 돼, 악의에 가득 찬,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뜻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현세에서 힘들 때, 어려울 때 마귀의 장난이라고 느낄 수도 있고 절망적일 수도 있습니다만, 실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마귀가 자신을 어렵게 하는 것인지 혹은 스스로의 생각이 자신을 어렵게 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책임을 자신보다는 타인 혹은 귀신의 탓이라고 돌리면서 자신의 약점을 살피는 작업을 소홀히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자신을 잘 볼 수 있도록 은총을 주십사 기도하고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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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 0491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37길 11, 7층
[E-mail] sangdam@ catimes.kr




이찬 신부 (성 골롬반외방선교회·다솜터심리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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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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