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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가 피임법 안내 … 올바른 생명윤리 교육 시급하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 ‘한국 초·중·고 교과서의… ’ 학술 세미나, 교회 가르침 풀어내는 작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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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가 개최한 2019 정기 학술세미나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초·중·고 교과서에 나온 성교육 문제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선생님, 우리 나이에 무슨 피임을 배워요?”(학생)

“부모가 될 준비가 안 된 상태인 청소년들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될까 봐 예방하려고 배우는 거랍니다.”(교사)

“그럼 피임을 하면 우리도 성관계해도 되겠네요?”

“피임은 실패할 확률이 있고, 생명의 탄생이라는 책임이 따르는 중대한 일이므로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랍니다.”



중학교 한 보건 교과서에 나오는 학생과 교사의 대화 내용이다. 중학생의 성관계를 일반화하며 피임 방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초ㆍ중ㆍ고 교과서를 분석해보니 잘못된 성적 가치관과 성 윤리를 가르치는 내용이 태반이다. 여성의 특징이 열등한 것처럼 설명하거나, 성적 자기결정권을 강조하며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율적으로 성적 행위를 결정할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성 상품화를 다루면서 찬성하는 입장을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16일 경기도 용인 성복동성당에서 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 실태를 점검하고, 올바른 생명 교육을 위해 가톨릭교회가 해야 할 역할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 초ㆍ중ㆍ고 교과서의 성과 생명에 관한 교육 실태와 교육의 대응’을 주제로 열린 학술 세미나에 참석한 생명윤리학자와 윤리신학자들은 “성이 가지는 인간적 가치를 회복시켜야 한다”면서 “인류 보편의 가치를 존중하고 강조하는 가톨릭교회가 이러한 생명 교육에 더욱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혜숙(안나,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한국 사회는 무분별한 성의 도구화, 대상화, 상품화, 우상화가 만연하기에 시의적절하고 올바르며 체계적인 성 교육과 생명 교육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회칙 「생명의 복음」과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교회 가르침을 구체화하고 현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성과 생명에 관한 교회 가르침이 꼭 필요하고 올바른 내용을 담고 있지만, 특정 종교의 가르침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며 “성경 말씀이나 교회 가르침을 사람들 모두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과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중ㆍ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성의 구분(sex, gender, sexuality)과 그 함의를 분석한 최진일(안나, 가톨릭대) 교수는 “성을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 성의 욕망으로 구분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없는지를 생각해보는 논의가 없다”고 꼬집었다. 사회적 성인 젠더(gender)는 정치적 관점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일깨우며 성을 평등과 인권 차원에서만 강조하다 보니 인간의 존재론적 차원에 대한 논의가 배제됐음을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인간의 성에 대한 전인격적 이해는 인격적 성장과 자아 실현과 직결돼 있다”며 특별히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부모의 책임과 역할이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 “부모들 또한 올바른 성인식(性認識)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가톨릭교회가 청소년뿐 아니라 부모 재교육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학술 세미나에는 구영모(토마스아퀴나스, 울산대)ㆍ김혜진(아녜스, 울산대) 교수와 최성욱(대구가대 교수)ㆍ박은호(가톨릭대 교수) 신부가 토론자로 참석해 학교 성교육의 문제점에 공감하며 올바른 생명윤리 교육이 시급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주교회의 생명위원회 위원장 이용훈(수원교구장) 주교는 “성은 쾌락과 욕망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과 생명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성이 지닌 책임성과 인격적 가치를 외면해서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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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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