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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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 어린양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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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시기에 기린 ‘주님 공현 대축일’과 ‘세례 축일’은 강생의 신비와 구원의 보편성을 알립니다. 연중 제2주일에 이사야 예언자가 전하는 ‘종의 노래’와 세례자 요한의 증언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는 메시아시고 ‘하느님의 어린양’이심을 밝힙니다. 오늘 미사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와 친교로 주님의 사랑을 증언하는 소명을 가슴에 새깁니다.

‘주님은 구원이시다’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사야 예언자(기원전 8세기)는 메시아의 소명인 구원계획(이사 42장)을 시작으로 네 번에 걸쳐 ‘종의 노래’를 들려줍니다. 그 종은 바로 주님께서 마음에 들어 하시고, 당신의 영광을 드러낼 이스라엘(이사 49,3)입니다.

오늘의 제1독서는 그 둘째 노래(49장)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 구원이 세상 끝까지 이르도록 당신 종을 모태에서부터 빚으시어 ‘민족의 빛’으로 세우십니다. 셋째 노래는 주님을 신뢰하고 모든 고난과 박해를 이겨내는 종의 모습(이사 50장)이고, 마지막은 백성의 죄를 대신하는 어린양의 죽음이 승리한 생명의 길(이사 53장)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님이시지만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종의 모습’(필리 2,7)을 취하시고, 십자가에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성령과 함께하시는 주님(마태 12,18; 요한 1,32)께서는 이스라엘의 해방을 넘어 세상을 구원하시는 모든 민족의 빛(이사 49,6)이십니다.

사도 바오로는 제2독서(1코린 1,1-3)에서 코린토 교회 신자들에게 사도로서 자신의 소명을 밝히며 인사합니다. 주님의 자녀들은 하느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은총과 성령의 친교 안에서 거룩한 삶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비록 생각과 행동이 달라도 서로 받아들이고 사랑의 일치(교회 헌장 28)를 이루기를 기도합니다.

메시아 시대를 알리는 ‘선구자’요 ‘광야의 소리’인 요한 세례자는 빛을 증언하러 온 인물(요한 1,7-8)입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라면 요한은 “타오르며 빛을 내는 등불”(요한 5,35)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그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고,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요한 1,29)이심을 증언합니다.


구약시대에 ‘어린양’은 이스라엘 백성의 구원과 속죄를 위해 주님 제단에 바쳐진 파스카 축제의 어린양이고, 속죄일에 하느님과 화해의 희생제물(탈출 12, 레위16)이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증언한 ‘하느님의 어린양’은 예수님께서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의 표상입니다. 넷째 종의 노래에 나오는 백성의 죄를 대신하여 수난받는 종(이사 53장)과 종말에 승리하실 어린양(묵시 5-7장; 17,14)이 연상됩니다.

요한 세례자는 “내 뒤에 한 분이 오시는데,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며 강생의 신비를 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태초에 창조주요 말씀(창세 1,1; 요한 1,1)이시고,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심을 밝힌 것입니다.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말할 정도로 예수님과 요한의 관계가 친척이라는 전통적인 이해조차도 불식합니다. 지중해의 문화적 맥락에서 증언은 삶의 자리에서 감명 깊게 발견한 진실을 개인의 느낌과 생각과 소망을 담아 말과 행실로 밝히는 것입니다.

요르단강에서 물로 회개의 세례를 주던 요한은 거룩하신 예수님께 세례를 베푼 이유를 증언합니다. 주님의 계시(요한 1,33)대로 예수님께서 이스라엘에 널리 알려지시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그분 위에 머무르시는 것”(요한 1,32)”이 요한이 본 표지입니다.

바로 이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요한 1,34)이십니다. 공관복음(마태 3,17; 마르 1,11; 루카 3,22)은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아들,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아들”로 표현합니다. 예수님은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고, 세상의 죄를 없애시어 하느님과 인간과 화해시켜주십니다.


죄는 세상을 죽음의 수렁으로 빠트립니다. 죄는 무엇이며 어디에서 온 것입니까? 이성과 진리와 양심을 거스르는 일이 죄입니다. 하느님을 외면하거나 업신여기는 탐욕의 삶이 죄의 뿌리입니다. 나 중심의 이기주의, 이웃과 공동체에 대한 무관심, 공동선에 대한 무책임이 세상을 진홍빛으로 물들입니다.

요한은 참 빛이신 예수님께서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요한 1,29)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증언해야 할까요? ‘하느님의 어린양’의 피는 생명을 구하는 새 계약의 표지입니다. 오늘 미사에서 영혼의 양식인 성체를 모시고, 그리스도와 사랑의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그분 따라 사랑의 삶을 살기로 기도합니다.

그리스도인답게 살려는 한 신앙인을 봅니다. 그는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니 행복하다고 합니다. 매일 미사와 성사 생활로 영적 힘을 얻고, 거룩한 독서로 말씀을 묵상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따른다고 합니다. 그의 애송 기도는 ‘하느님의 어린양’이고, 강생의 신비와 사랑의 삶을 살기 위하여 삼종기도와 봉헌기도를 끊임없이 바친다고 합니다. 그의 모습이 성령 안에서 새 삶을 사는 복음화의 길이 아닐는지요?




김창선(요한 세례자) 가톨릭영성독서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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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1-1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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