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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가난한 이들 더 고달프다

무료급식소·진료소 대부분 휴업… 1만여 명 끼니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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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종호씨가 도시락 12개가 든 가방을 메고 힘겹게 언덕을 오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여파로 무료급식소와 진료소 등이 잇따라 휴업에 들어가면서 저소득층과 취약 계층 등 가난한 이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국 천사무료급식소 26곳이 5일부터 휴업에 들어가면서 매일 이곳에서 식사를 해결하던 홀몸노인 등 1만여 명이 당분간 끼니 걱정을 하게 됐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무료급식소를 운영해 온 단체 100여 곳도 휴업에 들어갔다.

그나마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서울 영등포역 토마스의 집이나 서울 용산구에 있는 가톨릭사랑평화의집은 휴업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봉사자들이 줄어 어려움이 크다. 단체 봉사는 물론이고 개인 봉사자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 토마스의 집 박경옥(데레사) 총무는 “문을 닫는 급식소가 많은데 전부 닫아버리면 하루에 한 끼 드시는 분들은 끼니를 해결할 곳이 없다”며 “그분들을 봐서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사랑평화의집은 인근 쪽방촌이나 행려인들에게 도시락 배달을 하고 있다. 이곳 역시 요즘 평일 봉사자가 1~2명이 전부다. 그래서 하루 350개 만들던 도시락도 200개로 줄였다. 가톨릭사랑평화의집 김남훈(대건 안드레아) 소장은 “토요일은 봉사자들이 좀 있어서 그나마 낫지만, 평일은 1~3명이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며 “도시락을 직접 나눠드리진 못하더라도 주민들을 통해 전해주기라도 하자고 해서 문을 닫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봉사자들이 줄면서 도시락 배달은 쪽방촌 주민이나 행려인들이 도와주고 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뒷골목 쪽방촌에 사는 남종호(발다사르, 68)씨는 1주일에 3차례 도시락 배달을 하고 있다.

남씨는 왼쪽 다리를 전다. 폐도 오른쪽 폐만 40 정도 남았다. 그래서 걷기도 숨쉬기도 편치 않다. 불편한 왼쪽 다리를 이끌고 쪽방촌 언덕을 오르며 도시락 배달을 하지만 그만둘 수 없는 노릇이다. 쪽방촌 주민들이 대부분 고령인데다 거동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남씨는 “어르신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도시락을 안 가져다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남씨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도시락 배달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도 “지금 웬만한 곳은 (음식) 나눠주는 것을 중단해서 어려움이 많다”고 답답함을 털어놓았다. 그는 15일 오전 11명의 끼니를 책임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의료 봉사도 움츠러들었다. 서울대병원의 2월 둘째 주 쪽방촌 의료 봉사는 취소됐고, 16일 예정됐던 개신교의 쪽방촌 의료 봉사도 무기한 연기됐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소속 단체인 라파엘클리닉도 2월 한 달간 휴진한다.

서울대교구 단중독사목위원회 위원장 허근 신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봉사하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희망을 잃지 말고 함께 어려움을 잘 이겨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옆에서 누군가가 함께 해주고 관심을 가져주고 사랑을 주는 분들이 있다”며 “더 나아가서는 그분이 하느님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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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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