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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너의 아들과 너의 손자에게 들려줄 수 있도록”(탈출 10,2)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54차 홍보 주일 담화(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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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세상과 세상일을 바라보면서 서로 연결된 실타래처럼 우리가 서로 엮여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인간은 이야기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유일한 존재인 인간은 직물을 엮어내듯 이야기를 엮어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이야기가 다 좋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창세기를 보면, 뱀이 우리에게 ‘하느님처럼 될 것이다’라고 유혹했던 것처럼 악으로부터 위협도 받습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이야기가 우리를 현혹하고 있고, 행복해지려면 더 많이 소유하고 소비해야 한다고 유혹하고 있습니다. 폭력과 거짓에 사로잡혀 입증되지 않은 정보들을 짜깁기하고 증오의 말을 하는 것은 다른 이들의 존엄을 빼앗는 행위입니다. 나쁜 이야기는 수명이 오래가지 않지만, 좋은 이야기는 오랜 세월이 지나가도 여전히 삶에 자양분이 됩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아름답고 참되고 좋은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지혜와 거짓되고 사악한 이야기를 거부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성경은 모든 이야기 가운데에서 첫째이고 하느님과 인류의 위대한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그 성경의 중심에 바로 예수님이 계십니다. 예수님의 이야기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 사랑과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을 완성에 이르게 합니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이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사건들, 곧 성경의 의미를 가장 잘 전달하는 사건들을 말하고 기억하도록 부름을 받습니다.

이번 홍보 주일 담화의 제목은 탈출기에서 뽑은 “네가 너의 아들과 너의 손자에게 들려줄 수 있도록”(탈출 10,2)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신앙의 선조와 맺은 계약을 기억하시고, 표징과 기적을 통해 선조들을 종살이로부터 해방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집트에서 탈출이라는 경험을 통해 그 후손들에게 주님을 대대로 알게 합니다. 이렇듯 하느님께서는 삶의 이야기를 통하여 우리와 소통하십니다. 복음서는 예수님을 알려주는 이야기인데, 우리가 예수님을 닮도록 이끌어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일상의 삶에서 나온 짧은 이야기를 통해 하느님에 관해 말씀하셨습니다. 듣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예수님의 이야기는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언제나 시의적절한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인간의 어떤 이야기도 보잘것없거나 하찮은 것은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이야기가 되셨기에 모든 사람의 이야기는 하느님의 이야기가 됩니다. 모든 이야기 안에 우리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느님께 우리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것은 우리와 함께하는 사람들도 그분께 맡기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주위에 있는 형제자매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이야기를 전하고 자신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을 기억하고 성령께서 마음에 새겨 주신 것을 증언하며 놀라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모든 이에게 드러내 보여 주는 것입니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말씀을 당신 품 안에서 엮으셨고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당신 삶으로 이야기하신 분입니다. 바로 여기에 우리가 성모님께 도움을 청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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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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