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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장 10여 년 “행복했고 감사합니다”

춘천교구장에서 물러나는 김운회 주교, 28일 죽림동주교좌성당에서 퇴임 감사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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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교구장으로 10년 9개월 동안 사목하고 오는 28일 공식 퇴임하는 김운회 주교는 인터뷰 내내 “사제, 교구민들에게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며 따뜻한 애정을 거듭 드러냈다.



“교구장으로서 10년 동안 정말 기쁘고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무슨 일이든 늘 달려와 함께해준 사제들에게 고맙고, 착하고 순박한 모습으로 언제든 저를 반겨준 교구민들에게도 무척 감사합니다.”

교구장직 퇴임을 앞두고 10일 만난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는 “어떠한 불편함 없이 행복한 사목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형제애 가득한 사제단과 신자들 덕분”이라며 “모두 하느님 은총”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온화하고 유연한 사목

2010년 3월 제7대 춘천교구장에 착좌한 김운회 주교는 만 10년 9개월여 동안 사제와 교구민들을 아우르는 온화하고 유연한 사목으로 모두가 하느님 안에 기쁘게 신앙생활을 하도록 이끌어왔다. 경기 가평과 포천부터 강원 영동ㆍ영북 지역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 60여 곳 본당에 매년 견진성사와 사목방문을 하느라 첫 2년 동안 차로 13만㎞를 뛴 것도 ‘만남’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영동 지역 본당에 견진자 1명을 위해서도 춘천에서 왕복 하루 꼬박 걸려 오갔다.

아울러 강원 지역 내 이웃 종교와 화합, 지역민 돕기, 다문화 및 새터민 가정 돌보기, 통일을 대비한 함흥교구 신학생 양성 등 교구 사목을 두루 발전시켰다. 가는 곳마다 격의 없이 신자들의 세례명을 기억해 부르며 대화하고, 넉넉한 유머로 주변에 웃음꽃을 선사해온 것도 김 주교만의 소탈한 사목 스타일이다. 주교 사목표어 ‘사랑으로 하나 되어’를 실천한 덕에 강원도 인구는 감소하는 동안 교구민 수는 10년 동안 매년 1000명꼴로 늘어 9만 명을 넘겼고, 교구 복음화율은 8를 웃돈다. 김 주교는 착좌하던 해에 교구 설정 70주년을, 지난해엔 80주년을 기념하는 중요한 시기를 신자들과 함께했다.

“우리 교구는 각 본당 미사 참여율이 코로나19 이전까지 평균 30를 넘을 정도로 알찬 신심을 간직한 곳입니다. 50가 넘는 곳도 4곳이나 됐죠. 신학생도 처음 20여 명이던 숫자가 올해 40명이 넘는데, 모두 신부님들께서 열심히 사목해주신 덕분입니다.”



열심히 사는 사제들 자랑스럽다

김 주교가 공소 4곳을 본당으로 승격할 때 “공소 신자가 150명뿐인데 사제를 파견해도 되겠느냐”는 목소리가 있었다. 김 주교는 “사제 파견은 150명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지역 4000~5000명의 지역민과 비신자를 보고 하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복음 선포의 중요성도 늘 강조했다.

“많은 중견 이상의 사제들은 ‘보좌 신부님들은 도시 본당에서 길을 닦아야 한다’며 작은 시골 본당 부임을 자처했습니다. 식복사, 사무장도 없는 시골 본당에서 신부님들은 1인 3역을 하며 나름대로 신자들과 함께 살고 있어요. 춘천교구 사제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김 주교는 유일하게 남북으로 분단된 춘천교구의 교구장이자 함흥교구장 서리로서 북강원 지역을 도울 기금을 꾸준히 마련해왔다. 김 주교는 “드디어 내년이면 함흥교구 소속 첫 사제가 탄생한다”며 기뻐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과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 이사장을 역임하며 대북지원도 아끼지 않았던 김 주교는 “대북 관계는 늘 정치적 문제와 맞물려 있다 보니 우리 마음대로 북녘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사정이 답답했다”며 “남북관계, 통일에 있어선 이해와 관심, 인내가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주교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는 데 대해서도 “코로나19가 주는 가장 큰 아픔은 관계와 신앙의 단절”이라며 “나 혼자 방에서 마스크만 끼고 있다고 해서 위기가 극복되는 것이 아니듯 이웃과 만나지 못하더라도 이웃을 위한 배려와 이해의 노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김 주교는 젊은이들의 도시 이주 현상에 대해 “이젠 아이들 소리를 들으면 오히려 반가운 상황이 돼버렸다”며 “어르신이든 아이들이든 교리의 가르침보다 중요한 것이 신앙 안에서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사제들이 그들과 함께 사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 주교는 지난 11월 21일 후임 춘천교구장에 임명된 김주영 주교 이야기만 나오면 미소를 띠었다. 누구보다 새 주교 탄생을 기다렸고, 임명 당일 기쁜 소식을 직접 전하면서도 “너무 기쁘다”고 했었다. 김 주교는 후임 교구장에 착좌할 김주영 주교에 대해 “저보다 훨씬 더 우리 교구를 사랑하고 잘 이끌어갈 분”이라며 “따로 전할 이야기가 필요 없을 정도”라고 했다.



‘땡잡았다’는 말 실감하며


“저는 참 인복이 많습니다. 훌륭하신 전임 교구장 장익 주교님과 후임 주교님 사이에서 좋은 시간을 보낸 것은 큰 은총입니다. 10년 전 교구장 착좌식 때 강우일 주교님께서 장 주교님 뒤를 이어 춘천교구를 이어받은 제게 ‘땡잡았다’고 하셨는데, 지나고 보니 그 말을 더욱 실감합니다. 새 주교님께서 제 허점마저 다 메꿔주실 것이라 여깁니다.”

김 주교는 퇴임 후 춘천 실레마을공소 사제관에서 지내게 된다. 김 주교는 “11월 수술했던 허리가 좀더 나으면, 내년 봄부터 순례 책자를 들고, 전국 성지순례를 다녀보려 한다”고 전했다. 김 주교는 손 하트를 보이며 “우리 춘천교구 신부님, 신자 분들 정말 사랑한다”고 거듭 말했다.

김 주교의 교구장 퇴임 감사 미사는 28일 오후 2시 죽림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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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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