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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 봉사함이 기쁩니다] (14) 비둘기주간보호시설 봉사자 김택남(프란치스코 하비에르)씨

장애인 보금자리 돌보는 ‘집수리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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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보금자리 돌보는 ‘집수리 달인’

▲ 조만간 주방공간을 넓히는 공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하는 집수리 봉사자 김택남씨. 오세택 기자



올해 우리 나이로 75세인 고령의 봉사자 김택남(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서울 혜화동본당)씨.

그는 평생 해온 건축 일을 봉사 분야로 선택해 집수리에 전념해 왔다. 물론 한두 해가 아니다. 30년 넘게 해온 봉사다. 생업은 생업대로, 봉사는 봉사대로 힘닿는 데까지 해왔다. 20년 넘게 본당에서 해오던 연령회 봉사는 최근 들어 그만뒀지만, 건축과 관련된 집수리 봉사는 현업에서 은퇴한 뒤에도 아직껏 손을 놓고 있지 않다.

서울 대학로 지체장애인 복지시설인 비둘기주간보호시설과 보호작업장(원장 최금난)이 요즘 그가 봉사하는 현장이다. 1층은 장애인들이 희망을 꿈꾸는 행복한 일터, 2층은 중증 성인 지적, 자폐 장애인을 돌보는 주간보호시설인데, 이들 시설에 문제가 생기면 몽땅 다 그의 몫이다. 보호작업장 지하 창고에 들어가면, 집수리와 관련된 그의 공구들이 빼곡하다. 없는 게 없다. 망치부터 시작해 스패너, 렌치, 드라이버, 철사, 경첩, 못 등 연장과 함께 밧줄, 비닐 등이 한눈에 찾을 수 있도록 정리돼 있다. 사회복지사들은 장애인들을 보살피기에도 짬이 나지 않아 집수리와 관련된 일은 그가 창고에서 공구를 가지고 와서 다 고친다. 주방이나 보일러, 냉난방에 문제가 생겨도, 천장에서 비가 새도, 문이 삐걱대도, 하수구가 막혀도, 집안 시설물 용접 부위가 망가져도 사회복지사들은 다 그를 찾는다.

최근엔 비둘기주간보호시설과 보호작업장을 둘러싼 수십 년생 고목이 시설에 위협이 될 지경이어서 구청과 시청에 베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와 보고는 하나같이 못 한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그가 나서서 20그루 가까이 베어냈다. 그러다가 왼쪽 눈 주위를 다쳐 한동안 고생하기도 했다.

그가 집수리 봉사를 하게 된 건 1980년대 말 비둘기집에서 사도직을 하던 양영자(헬레나,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 수녀의 부탁을 받고서였다. 당시 서울 평창동에 있던 비둘기보호센터를 “내 집처럼 고쳐달라”는 양 수녀의 부탁에 수리를 맡았다가 평창동, 성북동을 거쳐 동숭동으로 센터를 이전한 지금까지 봉사하게 됐다. 이뿐 아니라 사랑의 선교 수사회나 사랑의 선교 수녀회, 꼰벤뚜알 프란치스꼬회, 말씀의 선교 수도회 등 수도원에서 봉사를 요청해오면, 그는 두말없이 가서 집수리 봉사를 해 왔다.

그의 봉사철학을 들어봤다.

“봉사를 하지 않으면 인생의 값어치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사에서 봉사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요? 한마디로 세상에 다녀간 보람이 없는 거죠.”

평생 한옥과 일반 주택을 지어왔지만, 정작 자신은 아주 작은 집에 살며 봉사의 길을 걷는 그는 “대장간에 식칼이 없듯이 평생 집만 지은 저는 작은 집에 살지만, 살아보니 중요한 것은 큰 집에서 사는 게 아니라 봉사를 통해 하늘에 보화를 쌓는 것이고, 또 봉사의 보람처럼 크고 기쁜 게 없다”고 말한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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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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