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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 봉사함이 기쁨니다] (18) 한마음장애인봉사회

28년 째 장애인 나들이 봉사로 삶의 기쁨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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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서울 잠실7동성당에서 열린 정기 모임에서 김옥영 봉사자가 지체장애인인 최 프란치스코씨의 입에 마이크를 대주고 노래를 부르도록 하고 있다. 한마음장애인봉사회 제공



27년 만에 자신의 방에서 나왔다는 장애인도 있었다. 5년, 10년은 다반사였다. 1990년대만 해도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은 깊었다. 사회는 물론 가정 내에서조차도 외면했다. ‘갇힌 듯 살다가’ 밖에 나온 장애인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뻐했다.

한마음장애인봉사회는 장애인들과 동반했다. 매달 첫째 주 수요일이면, 장애인들을 찾아가 차에 태워 한강 둔치나 야외 공간, 성당 등지로 데리고 다녔다. 함께 시낭송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생일잔치도 열어 주고, 색소폰 연주 단체나 풍물패, 밴드 등 타 단체 회원들과 함께 기획해 공연도 열어 줬다. 장애인들은 장애인들대로 ‘한마음 독서회’를 만들어 시도 쓰고 책을 읽었다. 봉사자들은 ‘한마음장애인봉사회’를 구성해 봉사 단체로서의 위상을 세웠다. 1999년에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 등록, 봉사 단체로서의 면모도 갖췄다. 1990년 5월에 시작된 봉사니 이제 28년째로 접어든다.

정일권(바오로, 59) 서울대교구 장안동본당 사목회장은 1995년 직장에 다닐 때 봉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그 손길을 놓지 못한다. ‘바깥바람 쐬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던 장애인들의 표정을 잊을 수 없어서다.

“밥 한 끼, 작은 선물 나눔이 전부였죠. 환우들(한마음봉사회에서 장애인들을 부르는 호칭) 얘기나 어려움, 애로사항을 들어주는 게 고작이었어요. 그런데도 다들 그날만 기다렸어요. 초창기엔 봉사자들끼리 회비 1만 원씩 내 비용을 충당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이제는 장애인들에 대한 정부의 사회복지 혜택이 나아져 다들 전동 휠체어나 콜택시를 타고 나와요. 세월이 변한 거죠. 다만 중증 장애인 10여 명은 여전히 저희가 가서 모시고 옵니다. 지금은 다들 옛정을 잊지 못해 저희와 함께합니다.”

김옥영(클라라, 64, 서울 잠실7동본당) 봉사자는 30여 명이 활동하는 한마음장애인봉사회의 대모와도 같다. 봉사자들의 두 배가 넘는 60여 명 장애인이 찾는 정기 모임을 ‘엄마처럼’ 살뜰히 챙기고, 남성 봉사자들이 함께하기 어려운 여성 장애인들을 챙기느라 바쁘다.

김기숙(데레사) 본향뷔페 회장 역시 매달 정기 모임 식사 제공을 통해 드러나지 않는 봉사를 해왔다. 2004년부터 벌써 14년째다. 한 번에 100여 명에 이르는 장애인들의 점심을 챙긴다. 음식이 남으면 장애인들에게 한 아름씩 안겨 보낸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마음장애인봉사회의 순수한 봉사활동을 익히 알기에 기쁘게 함께해왔다.

네 번째 회장을 맡고 있는 김치돌(엘리야, 71, 장안동본당) 봉사자는 “다들 어렵고 힘들게 사시지만, 따뜻하게 손 한 번 잡아 주고 마음을 나누다 보면 그래도 살 만한 세상 아니냐”고 반문하며 “우리를 살게 하는 건 따뜻한 말 한마디나 정 같은 것이니까, 거창하게 봉사라고 말하기보다는 그냥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여태까지 한마음장애인봉사회가 있을 수 있었던 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여러모로 도와주셨기 때문”이라며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도 공을 돌렸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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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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