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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에 멍든 학교 밖 청소년… 꿈의 날개 펼친다

살레시오 학교 밖 배움터 ‘바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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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레시오회 미래교육원 학교 밖 배움터 ‘바라지’ 학생들이 목공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엄태인(18)군은 진로를 깊이 있게 고민하고 싶어 부모와 상의 후 학교를 그만뒀다. 홈스쿨링(가정교육)과 대안학교를 다니면서 배움을 쉬지 않았지만 엄군은 늘 불편한 시선을 느꼈다. “학교는 왜 안 다니느냐”라는 주변 어른들의 편견 섞인 조언은 의욕을 꺾었다.


여성가족부가 학교 밖 청소년 3213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8 학교 밖 청소년 실태 조사’에서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들은 사회의 편견이나 무시, 선입견(39.6)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응답했다.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는 일(28)도 고민이라고 응답했다.


학교 밖 청소년은 일반 학교에 회의감을 느끼고, 새로운 진로를 탐색하고자 자퇴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조사에서 학교 밖 청소년은 △학교 다니는 게 의미가 없어서(39.4) △원하는 걸 배우려고(23.4) 학교를 그만뒀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사회는 이들을 ‘부적응자’라고만 낙인 찍는다. 최시호(19)군은 “다양한 경험을 하고 꿈을 찾고 싶어 자퇴를 결정했는데 어른들을 만나 자퇴 이유를 길게 설명해야 하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학교 밖 청소년은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길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에 패배감과 무력감을 느낀다. 학교 밖 배움터 바라지 교장 황철현 신부는 “학교 밖 청소년은 안전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기에 사회가 책임감 있게 돕고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선”이라며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이 문제 있다고 손가락질하기보다 반대로 제도권 교육에 어떤 부족함이 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 가톨릭교회는 어떤 도움을 주고 있을까. 살레시오 미래교육원의 학교 밖 배움터 ‘바라지’는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있는 이곳에는 만 13~24세라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다.


바라지의 교육 목표는 청소년이 삶의 모든 부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교육ㆍ경제ㆍ인성 등을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우며, 특히 꿈을 직접 설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학생들은 목공, 도예, 3D 프린팅 등 전문 교육을 받고,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꾸려 활동한다. 검정고시 수업은 필수며, 원하는 학생들은 일 대일로 수업을 듣는다.


1년 전 바라지를 찾은 엄태인군은 “다른 대안학교에 다닐 때에는 진로를 결정하는 게 어려웠는데 바라지에서는 선생님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 고민을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다”며 “목공 수업을 듣고 영상을 제작하면서 광고제작자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바라지에서는 교사를 ‘길잡이’라고 부른다.


학생들은 심리 안정을 위한 인성 수련 활동과 대인관계 형성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다. 김성은(마리아) 바라지 길잡이교사는 “학교 밖 청소년은 자신들이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패배감을 느끼곤 한다”며 “진로는 강요로 선택할 수 없는 만큼 학생들의 무력감을 해소하고 마음을 보듬고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은지 기자 eunz@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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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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