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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모델링을 마친 응암동본당 대성전 전경, 좌우에 친환경소재 토로를 사용한 12사도 상, 중앙 제대 앞에는 폐스트로폼을 활용한 구유가 보인다. |
서울 응암동본당은 성당을 리모델링해 주님 봉헌 축일인 2월 2일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 주례로 성전 봉헌식을 갖는다.
본당 주임 남학현 신부는 “어느 날 가정방문을 하다가 젊은 부부에게 ‘아이가 주일학교를 다닐 때가 됐는데 성당에 나와야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머뭇거리면서 ‘꼬맹이가 성당에 갔는데 너무 어둡고 칙칙하다’고 그랬다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리모델링을 결심하게 됐다”고 리모델링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대교구나 도시에는 1980년대 신자 수가 불어나면서 지은 성당들이 많이 있고 그 성당들이 노후화되고 있다”며 “잘 보수해서 쓸 수 있도록 리모델링 계획 등을 사전에 잘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모델링하기 전 응암동성당은 시설 노후화로 배관이 터지고, 냉ㆍ난방과 환기와 조명에 갖가지 문제가 발생한 것은 물론 미사 도중 타일이 떨어지면서 신자들의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었다.
리모델링을 마친 응암동성당은 어르신과 장애인이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3층까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했고, 유아들이 미사 중에 용변을 보기 위해 이동하지 않아도 되도록 유아실 내에 화장실을 따로 마련했다. 성당 내 열두 사도상은 유용한 미생물이 가득하고 숯이 포함된 친환경 흙인 토로(TORO)를 사용해 제작했다. 지하 소성당에는 세상을 떠난 이들을 추모하고 살아 있는 가족과 이웃을 위해 축복을 드릴 수 있는 ‘요셉 추모와 축복의 벽’을 설치한 것도 새로운 변화다.
김원회(베네딕토) 총회장은 “작년 3월 공사를 시작해 두 달간 철거 작업을 하고 11월 큰 공사를 마무리한 후 정리 작업 중”이라며 “공사 후 그동안 없었던 혼배 신청이 3건 들어왔고 신자들도 소폭 늘어나는 등 성당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