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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저항의 상징 로메로 대주교 10월 시성

치유 기적 심사 통과 승인 바오로 6세 교황 함께 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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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살바도르 국민들이 지난해 3월 24일 로메로 대주교 대형 사진을 앞세우고 37주기 기념 행진을 하고 있다. 【CNS 자료사진】



남미 엘살바도르의 군부 독재에 저항하다 1980년 미사 집전 도중 살해된 복자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가 성인 반열에 오른다.

교황청 시성성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메로 대주교의 전구로 인한 여성의 치유 기적을 승인한 시성 교령을 7일 발표했다. 기적심사 통과는 시성에 필요한 마지막 단계다.

로메로 대주교는 1970~80년대 남미 군부 독재 저항운동의 아이콘이다. 당시 엘살바도르는 미국을 등에 업은 우익 군부 정권과 좌익 게릴라 세력 간의 내전 발발 초기였다. 그는 가난과 정치적 억압에 고통받는 국민들 편에서 인권과 정의를 외쳤다. 고통받는 국민들과 함께 걷고, 그들의 탄식을 듣고, 강론대에서 불의를 고발했다.

특히 1977년 절친한 벗 루틸리오 그란데 신부(예수회)가 끔찍하게 살해되자 더 용감하게, 그러나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폭력에 맞섰다. 서슬 퍼런 군사정권을 비판하고, 군인들에게는 독재자의 살인 명령에 불복종하라고 촉구했다. 그의 강론은 전국에 생중계됐다. 국민들은 그에게서 인도의 간디와 미국의 루터 킹 목사 모습을 봤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다. 피살 2주 전 한 기자에게 털어놓은 말은 유명한 유언이 됐다.

“그들이 나를 죽인다면, 살바도르 민중 가운데 부활할 것이다. 살해 위협이 현실로 드러난다면, 그 순간 엘살바도르의 구원과 부활을 위해 내 피를 하느님께 기꺼이 바칠 것이다. 내 피를 희망의 표지와 자유의 씨앗으로 삼으소서!”

그를 살해한 괴한들 정체는 2004년에야 밝혀졌다. 미국 특수전 사령부에서 군사 훈련을 받은 예비역 장교들이 정권의 사주를 받고 저지른 만행이었다.

교회는 그를 인간의 존엄성을 옹호하다 신앙적 증오로 희생된 순교자로 선포했다. 시복 절차는 1990년에 시작됐지만 한동안 지체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복자로 선포하면서 속도가 났다.

그의 예언자적 삶을 다룬 영상물로는 영화 ‘로메로’(감독 존 듀이건, 1989)와 다큐멘터리 DVD ‘몬시뇰’(감독 안나 캐리건ㆍ줄리엣 웨버, 2012)이 있다.

한편 교황은 이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을 실천한 바오로 6세 교황(본지 3월 4일 자 1454호 7면 보도)을 비롯해 시성 절차를 밟고 있는 복자 4위의 기적을 함께 승인했다. 바오로 6세 교황과 로메로 대주교 시성식은 오는 10월 바티칸에서 열리는 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기간에 거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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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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