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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위협에 피신해도 사회악 계속 고발할 것

피카르달 신부, 두테르테 대통령 공권력 남용 항의… 6개월 사이 사제 3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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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에게 희생되는 4번째 신부가 될 수도 있다. 당분간 안전한 곳에 가 있겠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마구잡이식 ‘마약과의 전쟁’을 비판해온 구속주회 아마두 피카르달 신부가 결국 살해 위협을 피해 몸을 숨겼다. 피카르달 신부는 수도회 권유에 따라 최근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면서 이 같은 말을 남겼다고 아시아 가톨릭 통신(UCAN)이 보도했다.

그는 목숨을 내놓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비판해온 활동가다. 경찰과 친정부 암살단이 마약 범죄 혐의자들을 마구 사살할 때마다 “광란을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월에는 마닐라에서 민다나오까지 1500㎞ 자전거 평화순례를 하면서 공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에 항의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수차례 살해 협박을 받았다. 최근 6개월 사이에 인권 운동가 신부 3명이 살해됐다. 그다음이 피카르달 신부 차례라는 첩보는 새삼스러운 얘기도 아니다. 8월 11일 헬멧을 깊숙이 눌러쓴 괴한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수도원 주변을 배회하면서 그의 행방을 수소문하다 사라졌다. 그는 “만일 그 시간에 밖에 나갔더라면 영락없이 죽었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수도회 장상들은 이날 이후 그에게 은신을 강력하게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두테르테 집권 2년 2개월 동안 마약 범죄 혐의자 2만 5000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대통령은 경찰에 수사와 체포에 불응하는 용의자에 대한 사살 권한을 줬다. 하지만 경찰은 ‘정당한’ 법 집행 과정에서 죽은 사람은 4000명이라고 주장한다. 더 심각한 것은 정체불명 암살단의 암약이다. 지난 5일에도 대통령이 마약 범죄 연루 의혹이 있다고 지목한 세부 주 론다시의 미라아노 블랑코 시장이 괴한 총격에 숨졌다.

피카르달 신부는 “(은신 중에도) 저술 활동을 통해 사회악을 계속 고발할 것”이라며 “또한 단식과 기도를 하면서 우리를 악에서 구해달라고 주님께 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마약과의 전쟁 초기에도 “예상한 사태가 벌어졌지만, 교회는 권력의 초법적 행위를 저지할 힘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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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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