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가톨릭정의와평화협의회 회장 가쓰야 다이지 주교<사진>가 3ㆍ1 운동 정신을 되새겨, 한일 양국 교회가 평화를 함께 이뤄가자고 강조했다.

삿포르교구장인 가쓰야 주교는 12일 3ㆍ1 운동 100주년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고 “한일 정부는 긴장 상태지만 양국 천주교인들은 형제자매로서 과거 일본의 가해 역사를 직시하고, 문화와 종교 등 시민에 의한 다양한 교류를 돈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이어 “이것이 100년 전 조선의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사람들 그리고 현재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응답”이라고 힘줘 말했다.

가쓰야 주교는 3ㆍ1 독립운동 정신이 현재까지 한반도에 이어져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민 지배로부터의 독립과 해방을 위한 한반도 국민들의 피나는 투쟁과 저항 정신은 끊임없이 계승됐다”며 “그 정신은 최근의 촛불 혁명이나 남북 평화를 위한 운동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가쓰야 주교는 “올해 3월 1일은 일본 교회도 역사를 직시하고,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인들의 평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다시 물어야 하는 날”이라며 일제 강점기 당시 모습을 성찰했다. 가쓰야 주교는 “일본 교회는 당시 한국 교회에 크게 관여했다”며 “신자들이 일본 침략 전쟁에 협력하도록 촉구한 데 책임이 있다”고 반성했다. 이어 “해방 이후 한국전쟁과 남북 북단의 근원에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의 침략 정책이라는 역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쓰야 주교는 3ㆍ1 독립 선언서 내용을 언급하면서 그 안에 담긴 의미를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기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가쓰야 주교는 “독립 선언서는 일본에 대한 비난과 단죄가 아니라 자기 결정권을 빼앗은 식민지주의의 극복이라는 인류 보편적인 이상 실현의 호소”라며 “이는 한반도 국민뿐만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세계 모든 사람이 상기해야 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가쓰야 주교는 “일본 천주교 신자들도 한국 교회와 함께 독립 선언서가 지향하는 지평을 바라보며 국가보다 인류, 그리스도인으로서 동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길 기원한다”고 희망했다.

백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