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 세계 시민사회운동 단체 대표들에게 주님 부활 기념 서한을 보내 “지금이야말로 여러분이 고귀하게 여기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보장에 대해 고려할 때”라며 코로나19 사태 속 각국 국민의 기본소득 보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전달했다.

교황이 이례적으로 부활을 축하하는 서한을 보내며 국민 기본권 보장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전염병의 대유행 속에 가장 가난한 이들과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협력해달라고 재차 강조하기 위해서다.

미국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전염병과 그에 따른 경제 활동 중단이 법적 보호를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에겐 두 배나 큰 타격이 됐다”며 “노점상, 농부, 노동자 등 홀로 경제활동을 하는 여러 사람들은 이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입이 없으며, 경제 활동의 중단은 더욱 견딜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사회운동 단체에 종사하는 여러분이야말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그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며 “기본소득을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없도록 하는 것은 너무나 인간적이면서도 그리스도교적인 이상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보장하는 조치”라고 거듭 밝혔다.

교황은 “현재 팬데믹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이 위급한 시간을 통해 우리는 나태한 의식과 돈에 대한 숭배를 버리고, 생명과 존엄의 가치를 중심에 두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