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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가정 폭력 시달리다 홀로 된 박은향씨

두 자녀와 생이별하고 남편 빚 떠안아, 자살 미수 후 각오 다지지만 희망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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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녀와 생이별하고 남편 빚 떠안아, 자살 미수 후 각오 다지지만 희망 없어

▲ 새터민 박은향(가명)씨가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는 두 자녀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2012년 11월, 남한 땅을 밟은 순간 박은향(가명, 27)씨는 꿈에 그리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리라 믿었다. 고향인 함경남도 단천에서 혼자 북한을 탈출, 중국과 태국을 거쳐 남한에 입국한 박씨는 대학에 들어가 열심히 공부해 의사가 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시작부터 녹록지 않았다. 정부에서 받은 정착금으로 임대주택을 구하고 한국행을 주선한 브로커에게 남은 돈을 주고 나니 당장 먹고살 일이 걱정이었다. 자립을 위해 하나원에서 취업교육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한국에 정착한 새터민들을 알게 됐다.

고향을 떠나 의지할 곳 없는 박씨에게 동료 새터민들은 가족과도 같았다. 그중 한 새터민 남자와 친해졌고 2014년 여름 덜컥 임신하고 말았다. 혼인신고를 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될 것이라는 희망도 잠시, 남편은 보증 사기를 당해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됐다. 출소하고 나서는 홧김에 음주사고를 내는 바람에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을 담보로 1100만 원의 대출을 받아야만 했다.

이 와중에 둘째까지 임신하게 되자 남편은 폭력적으로 돌변했다. 시도 때도 없는 남편의 폭력에 몸은 곳곳에 멍이 들었다. 박씨는 결국 둘째를 낳기도 전에 남편과 이혼했다. 자녀를 돌보는 조건으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 선정돼 생계급여를 받아왔지만, 올해 2월부터는 이마저도 끊겼다. 남편의 어머니가 두 아이를 데리고 가버리면서 수급대상자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시어머니는 매달 50만 원의 양육비를 보내라고 박씨에게 통보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년 말에는 평소 앓던 축농증이 악화되면서 광대뼈 빈 공간까지 콧물이 차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여기에 전 남편이 박씨의 이름으로 개통한 휴대전화 기기값과 사용요금 등 168만 원을 내라는 고지서까지 집으로 날아왔다.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일이 잇따르자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박씨는 결심했다. 악착같이 벌어서 두 아이를 다시 데려오겠다고.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암담했다. 네일아트를 배워 취업하려고 했으나 당장 학원비는커녕 재료를 살 돈도 없는 상태다. 당장 3월부터 담보대출금의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는데 현재 수입이 전혀 없어 막막하기만 하다.

박씨는 “밤에 눈을 감으면 두 아이가 떠올라 잠을 못 잔다”며 “하루빨리 다시 데려와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신익준 기자 ace@cpbc.co.kr







후견인 / 이정우 신부(고양시일산종합사회복지관 관장)

북한이탈주민으로 젊은 나이에 삶의 좌절을 많이 겪고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하루빨리 건강한 삶을 되찾고 아이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박은향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19일부터 2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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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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