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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통증 잊으려 하루 먹는 약만 26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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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희씨는 뇌출혈로 쓰러진 후 왼쪽 팔과 다리에 엄습하는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도재진 기자

▲ 배경민 신부.



왼쪽 팔다리 불편한 김주희씨

김주희(가명, 안나, 40, 의정부교구 주교좌 의정부본당)씨는 왼쪽 팔과 왼쪽 다리가 많이 불편하다. 누군가 만지기라도 하면, 뜨거운 것에 덴 듯한 통증이 찾아온다. 날씨가 추울 땐 통증이 더 심해진다. 통증을 잊기 위해 먹는 약만 하루에 26알이다.

이렇게 몸이 불편해진 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2016년 4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러웠다. 집까지 가는 건 무리일 것 같아 근처 지인이 운영하는 가게로 들어갔다. 잠시 숨을 고를 찰나 정신을 잃고 쓰러진 김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원인은 뇌출혈이었다. 수술로 위험한 고비는 넘길 수 있었지만, 몸 왼편을 엄습하는 통증에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다.

세 아이의 엄마인 김씨는 수술 후 통증이 너무 심했지만 마냥 입원해 있을 수만은 없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퇴원한 김씨는 아픈 엄마 때문에 고생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무너져내린다. 큰아들 요한 (18)군은 신학대에 진학해 사제가 되는 게 꿈이었지만, 엄마가 쓰러지고 난 뒤 사제의 꿈을 접었다. 가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 취업전문학교에 다니고 있다. 둘째 딸 안젤라(13)양과 막내아들 시몬(9)군은 엄마의 손길이 한창 필요한 나이지만, 오히려 엄마를 돌보고 있다.

남편 박(안드레아, 47)씨는 작은 가게를 운영했는데, 대출금 3억 원가량을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았다. 새 일자리를 얻었지만 한 달 동안 번 돈은 고스란히 빚을 갚는 데 들어간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아서라도 빚을 갚으려 했지만, 사는 지역이 재개발구역에 포함돼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막막한 상황이다.

김씨는 “신앙생활도 열심히 해 왔는데 하느님께서 왜 저에게 이런 고통을 주셨는지 이해할 수 없어 처음엔 원망도 많이 했다”면서 “하지만 본당 신부님과 신자분들 기도 덕분에 마음을 다잡고 기운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매일 하느님께서 꼭 저를 다시 일으켜 주시기를 청하는 기도를 바친다는 김씨는 시편 30편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 “저녁에 울음이 깃들지라도 아침에는 환호하게 되리라.”(시편 30,6)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후견인 / 배경민 신부 (주교좌 의정부본당 주임)

김주희 자매님은 열심히 봉사하던 교우였습니다. 자매님이 짙은 괴로움의 터널에서 헤쳐나올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격려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7-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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