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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폐암 앓으며 쪽방촌 거주 최학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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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졸업 뒤 전북 익산에서 올라와 서울 장안동 중국집에서 1년 동안 배달일을 했어요. 그런데 월급 한 푼 못 받고 쫓겨났습니다. 그때부터 노숙 생활에 들어섰습니다.”

서울 동자동 쪽방촌에 사는 최학훈(45)씨는 4년 전부터 성인 남성이 누우면 꽉 차는 방, 공동세탁, 공동욕실이 있는 쪽방에 산다. 얼핏 최씨를 보면 “40대 건장한 남성이 왜 일을 안 하고 노숙 생활을 하느냐”며 혀를 찰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다. 현재 폐암 진단을 받은 상태이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기침이 난다. 게다가 다리에 장애까지 있다. 수입이 끊겨 매달 내는 방세를 못 내 언제 방을 비워야 할지 모른다.

최씨를 보며 가장 안타까운 것은 그야말로 굶기를 밥 먹듯이 한다는 점이다. 그에게 제대로 된 끼니란 가톨릭사랑평화의집(소장 김남훈, 이하 센터)에서 일주일에 두 번 배달하는 도시락이 전부다. 다른 때는 센터에서 나눠 준 쌀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겨우 지은 밥을 물에 말아 먹거나 빵 한쪽으로 끼니를 때운다.

김남훈 소장은 최씨를 보며 “저도 처음에는 젊은 사람이 왜 일하지 않고 노숙 생활을 하는지 의문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편견을 갖고 그를 바라봤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도시락 배달을 하며 최씨를 만나면서 “젊은 나이에 노숙생활을 하면서 폐암이라는 질병을 얻고 가장 기본적인 식생활조차 자기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보고 매우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최씨는 생활비를 벌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중국집 배달을 했고, 봉제공장, 조명공장 등에서 일을 했다. 그러나 조명공장에서 일할 당시 어렸을 때 발병해 제때 치료받지 못한 늑막염이 재발해 옆구리에 들어찬 고름을 화장실에서 혼자 빼내기도 했다. 최씨는 그 뒤 손에 마비가 왔다. 또 최근에 받은 머리 수술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늑막염 때문이라고 최씨는 믿고 있다. 수술을 위해 머리카락을 모두 잘라버린 최씨의 머리에는 수술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씨는 자활을 위한 노력을 끈질기게 이어 갔다. 한 종교시설에서 운영하는 노숙인 자활센터에서 청소 노동을 하며 약 50만 원을 벌어 월세를 내고 각종 공과금도 냈다. 하지만 이마저도 폐암이 발병한 뒤에는 조금만 걷거나 움직여도 숨이 차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몸이 된 것이다.

최씨는 현재 수입이 없는 상태다. 그나마 노숙인 자활센터에서 받은 진료의뢰서로 폐암 치료비는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갈수록 생계비 부담이 커지는 최씨가 생계비를 지원받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경우 노숙인 신분을 상실하기 때문에 노숙인 자활센터를 통한 치료비를 받을 수가 없다.

최씨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폐암 치료비다. 또 폐암에서 회복하려면 잘 먹어야 하는데 음식을 마련할 생계비 또한 절실하다. 가톨릭사랑평화의집 김남훈 소장은 “최씨의 상황이 하루빨리 나아지면 좋겠다”며 안타까운 눈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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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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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7-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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