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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비인두암으로 시한부 삶 선고 베트남인 응우엔 반 따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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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출신의 응우엔 반 따이(NGUYEN VAN TAI·요한 사도·39)씨에게 남은 시간은 2년 남짓이다. 그것도 치료가 잘 될 경우이고 최악의 경우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시간밖에 없다. 그가 앓고 있는 병은 비인두암으로 귀와 양측 임파선, 간까지 전이된 상태여서 치료가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반 따이씨는 자신의 병보다 베트남에 있는 부인과 세 자녀의 생계가 더 걱정이다. 자신의 몸 상태가 어떤지 반 따이씨는 아직 모른다. 한국에서 같이 일하고 있는 그의 형 응우엔 반 통(NGUYEN VAN THONG·요한 사도·41)씨는 “동생이 마지막 치료도 받지 않을까 걱정되어 아직 정확한 건강 상태를 말해주지 않았다”며 “고향으로 돌아가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건강이라도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12년 8월 부산으로 입국한 반 따이씨는 어선에서 일했다. 고된 노동으로 그가 손에 쥐는 돈은 한 달 100만 원 남짓. 한국 취업을 위해 빌린 알선비 이자와 가족들 생활비를 보내고 나면 그가 쓸 수 있는 돈은 거의 없었다. 배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가족들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버텼다. 그러나 3년간의 혹독한 노동 끝에 그가 얻은 것은 허리디스크였다. 디스크 수술로 어선에서 계속 일할 수는 없었다. 부산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지만 아픈 몸을 이끌고 할 수 있는 일은 적었다. 당장 생활비도 걱정이었다. 다행히 마산에서 일하고 있는 친형의 집에 신세를 지고 고통을 이겨내며 일용직과 건설 노동자로 일했다. 몸이 불편해도 가족들을 생각하면 쉴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0월경부터 왼쪽 어깨 통증이 시작됐다. 병원에 가야 했지만 직장에서는 그가 병원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것도 문제였고 병원비도 부담이 됐다. ‘괜찮아지겠지’하는 생각으로 진통제로 버티는 사이 암세포는 더 커졌다.

서울성모병원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았지만 치료 불가 판정을 받았다. 병원비는 3000만 원이 넘었다.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실을 통해 2000만 원을 지원받았지만 불어나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마산교구 이주사목 전담 신명균 신부는 “얼마 남지 않은 삶을 고향에서 마감할 수 있도록 귀국시키려 했다”며 “그러나 비행기를 탈 수 없을 만큼 건강상태가 나빠졌고 돌아가면 치료는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치료는 다 하고 2~3년이라도 가족들과 함께 지내다 하느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 따이씨는 “아이들이 13살, 10살, 3살로 너무 어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걱정”이라며 “형이 매달 10만 원 정도 가족들에게 보내고 있지만 형의 가족도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형편”이라며 형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드러냈다.

베트남에 있는 부인과 세 자녀는 태풍으로 집 일부가 부서진 상황에서 어떻게 생계를 이어갈지 막막하다. 반 따이씨의 걱정도 여기에 있다. 완치가 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느냐는 질문에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여기 있으면 안 돼요. 가족들이 살려면 제가 일해야 해요. 빨리 나아서 돈 벌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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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기간: 8월 9일(수) ~ 8월 29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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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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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7-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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