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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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선천성 뇌성마비 장애인 한기호씨

어머니가 아들 수족되어 뒷바라지, 아버지는 병마와 싸우다 3월 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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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침대 옆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한기호씨. 그래도 그는 “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한여름 찌는 듯한 무더위와 강한 햇빛은 사람들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다들 조금이라도 햇빛을 피해 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런데 한기호(베드로, 40, 수원교구 동수원본당)씨에게는 밖에 나가 그 햇볕을 쬐는 게 소원이다.

한씨는 뇌성마비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한씨의 어머니가 한씨를 가졌을 때 먹은 약이 문제가 됐다. 아이의 건강을 위한 약이었는데, 그 약이 한씨를 평생 누워 지내게 만들 줄이야…. 한씨는 근육이 굳어 팔과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 말을 하는 것도 힘들다. 식사도 누워서 해야 한다. 소변은 누어서 대변은 엎드려서 해결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사십 평생을 그렇게 지내왔다.

평생 아들 옆에서 아들을 지켜 온 어머니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지내올 수 있었을까도 싶다. 한씨의 어머니는 현재 어린이집 식당일을 하며 한 달에 100만 원 정도를 받아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그동안 한씨를 돌보느라 어깨와 허리에 무리가 가 병원 신세도 자주 지고 있다. 한씨 아버지는 병마와 싸우다 올해 3월 세상을 떠났다.

한씨는 늘 바깥세상이 궁금했다.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외출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나마 방 안에 있는 창문을 통해 바깥세상을 마주할 뿐이다. 그럼에도 한씨는 “행복하다”고 했다. 걸을 수는 없지만, 볼 수 있고 먹을 수 있고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씨는 “예전에는 원망도 많이 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모든 걸 신앙으로 참고 견뎌냈다.

“예수님을 생각하며 예수님과 함께하면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 이젠 원망하지 않습니다.”

비록 온종일 누워지내며 움직일 수 없는 한씨지만 머리와 마음속엔 꿈이 가득하다. 감수성이 풍부한 한씨는 “나무가 되어 사람들에게 그늘이 되어 주고 싶고, 또 개그맨이 돼 사람들을 웃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한씨는 특히 시를 좋아한다. 머릿속에 글감과 시를 정리해 뒀다가 자신을 돌봐주는 성당 봉사자들이 오면 자신이 직접 지은 시를 들려준다. 봉사자들이 그의 시를 받아 적은 공책만 해도 대여섯 권에 이른다. 최근 한씨가 지은 시는 ‘단풍나무’다. 올해 가을에는 꼭 단풍놀이를 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렸던가요 / 당신을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요 / 드디어 당신 품에 안기고 싶네요 / 빨갛게 물들어가는 나의 몸이여 / 아! 비단결 같은 나의 몸이여 / 바람결에 나는 떨어질지라도 당신을 보고 싶네요’(단풍나무 전문)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후견인 / 염인선 아녜스(수원교구 동수원본당 여성회장)


자신의 몸이 불편한데도 다른 사람을 더 배려하고 항상 사랑하며 감사한 마음을 가진 형제님입니다. 세상에 나가서 뜻을 펼칠 수 있는 형제님인데 늘 집에 갇혀있는 게 마음이 아픕니다. 형제자매님들의 기도와 따뜻한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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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20일부터 26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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