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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반지하 창 막은 정화조, 여름 어떻게 날지

장애로 거동 불편한 박종구씨거리서 장사하던 아내마저 병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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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화조로 막힌 창문을 바라보며 여름을 어떻게 날지 걱정하는 박종구씨와 아내.



“죄가 많은 것 같아요.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모르겠지만, 아이들만 바른길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반지하 단칸방에서 만난 박종구(가명, 요셉, 83, 서울 송천동본당)씨는 창밖을 내다보며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박씨는 세 살 때 다리를 다쳤다. 당시 병원은 한약방이 전부였다.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다리는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했다.

박씨가 사는 반지하 단칸방에는 계단이 많다. 집에 들어갈 때는 계단을 내려가야 하고 화장실에 갈 때는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일반 사람에게도 불편한 구조다. 다리가 불편한 박씨에게는 말할 것도 없다.

박씨에겐 아픈 아내(이금옥, 가명, 마리아, 78)가 있다. 허리 협착증과 무릎 수술로 걷기가 힘들 정도다. 이석증으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응급실 신세도 많이 졌다. 언젠가부터 기관지 천식도 이씨를 괴롭히고 있다. 이씨는 건강이 나빠지기 전까지 시장에서 건어물 장사를 했다. 말이 장사지 도매상에서 김과 멸치 등을 소량으로 구매해 거리에서 파는 정도였다. 만 원 정도에 김을 사면 만 천 원 정도를 받고 팔았다. 그렇게 하루 동안 길에서 버는 돈은 평균 2만 원.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자리에 앉아있는 것도 힘들어 이제는 그마저도 못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부부는 정부지원금으로 한 달에 50만 원을 받는다. 본당에서도 10만 원을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월세와 아내 병원비를 내고 나면 생활이 빠듯하다. 고령인 박씨는 혹시나 자신도 아프지 않을까 걱정이다. 매달 나가는 월세도 부담이다. 집 주인이 월세를 올려달라고 하지 않을까 늘 마음을 졸이고 있다. 최근 걱정이 하나 더 늘었다. 올여름이 평년보다 더 덥다는 뉴스를 보고 나서다. 반지하인 박씨의 집 창문이 앞집 정화조에 막혀 있어 올해 여름을 어떻게 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부부에겐 아들 두 명과 딸 한 명이 있다.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은 이혼한 상태다. 첫째 아들은 사업 실패 후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다. 둘째 아들은 몇 년 전 돈을 달라고 찾아왔었는데 한푼 두푼 모아뒀던 돈을 주자 그 돈을 가지고 가더니 연락을 끊어버렸다. 부부와 단칸방에서 지내고 있는 막내딸은 학원 강사를 하고 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처럼 박씨에게는 자식 걱정이 그칠 날이 없다.

부부가 기댈 곳은 하느님뿐이다. 몸이 불편해도, 걷기가 힘들어도 주일 미사는 거르지 않는다. 집에서는 늘 기도를 바친다. 기도 지향은 오로지 자식들이 잘되는 것이다. 부부는 오늘도 묵주를 꺼내 든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후견인 / 양해룡 신부

서울 송천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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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17일부터 23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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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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