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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선우경식 원장 떠올리며 단편소설 발표한 치과의사 김평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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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 이 말은 진리로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1월 30일 서울 영등포 당산동5가 김평일치과의원에서 만난 김평일(라파엘ㆍ74·인천 공항청사본당) 원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날 때는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아도, 갈 때는 무언가를 안고 돌아갈 수 있다”면서다.

김 원장은 이러한 생각을 담아 한국문인협회 계간지인 「한국문학인」 지난해 겨울호에 ‘공수래공수거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이승과 저승은 연결돼 있고 이승에서의 사랑 나눔이 저승에서는 보화로 쌓인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특히 김 원장은 이번 소설에서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 자선의료기관 ‘요셉의원’ 설립자 고(故) 선우경식(요셉) 원장을 등장시켰다. 1987년 10월 9일부터 22년4개월여 동안 요셉의원 치과에서 봉사한 김 원장은 선우 원장을 통해 공수래공수거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저와 동갑내기 친구였던 선우 원장은 생전에 평생 봉사만 했습니다. 떠날 때도 물질적으로 자신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선우 원장은 수많은 사회적 약자들을 돌봤고,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마음만큼은 죽어서도 잊히지 않으니, 그가 결코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김 원장이 이번 소설을 쓰게 된 건 죽음을 생각하면서다. 김 원장은 “이제 내게 남은 일은 죽음뿐이라고 생각했고, 2월 28일 은퇴를 앞두고 천국을 그려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그린 천국은 요셉의원과 같다고도 덧붙였다. 요셉의원에는 노숙인이나 알코올 의존자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가득하지만, 그들은 서로 아픔을 나누고 사랑을 한다면서다. 김 원장은 “보잘 것 없어 보여도, 하느님께 받은 사랑을 나누는 그곳이야말로 천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듯, 우리도 서로 사랑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랑을 나눠 지금 이 순간 행복할 수 있다면 그곳이 천국이라면서다. 김 원장은 “과거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6개월 동안 울다시피 살았고, 그때 사랑할 사람이 없다는 게 얼마나 큰 불행인지 깨달았다”고도 밝혔다.

김 원장은 “가족이나 이웃을 비롯해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행복’이라 생각한다”면서 “천국은 먼 곳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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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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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가 주 자기 하느님께 말씀드렸다. “주님, 강자와 약자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을 때 당신처럼 도와줄 이 아무도 없습니다. 주 저희 하느님, 저희가 당신께 의지하여 당신의 이름으로 이 무리를 치러 나왔으니,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주님, 당신께서 저희의 하느님이시니, 아무도 당신을 당해 내지 못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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