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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투병중인 어머니·아들 돌보는 정경옥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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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강하다.’ 몸이 아픈 아들과 어머니를 돌보며 10년간 가장 역할을 해 온 정경옥(로사·58·마산교구 창원 중동본당)씨를 보면 이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2008년 아들이 아프기 전까지는 정씨 가정도 여느 집처럼 평범했다. 전기 일을 하던 남편, 직장에 다니던 아내, 착하고 바르게 자라는 두 아이, 함께 살며 두 아이를 돌봐 주시던 친정 부모님. 넉넉지는 않아도 부족한 것은 없었다.

그런데, 당시 열 살이었던 아들이 자꾸 “오른쪽 다리가 아프다”고 했다. 직장 일 때문에 시간을 내 병원을 찾기도 마땅치 않아 주변 사람들에게 물으니 하나 같이 “그 나이에 흔히 겪는 성장통”이라며 괜찮다고 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렇게 1년이 흐른 후, 급기야 아들은 절뚝거리며 걷고, 다리가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놀라 병원을 찾으니, 큰 병원에 가라고 했고,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뼈에 생기는 악성종양인 골육종 진단을 받았다. 어쩔 수 없이 성장판을 제거하는 큰 수술을 받은 후에도 예후가 좋지 않았다. 의사는 “집에 데려가서 하고 싶은 것 다 하게 하고, 먹고 싶은 것 다 먹이라”며 퇴원을 종용했다. 정씨는 그렇게는 못한다고 울고불고 치료 받게 해달라고 매달린 끝에, 아들은 성인도 견디기 힘든 장기 항암치료를 하게 되었다.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왔다. 입원 중인 아들 병구완을 하고 있을 때, 남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어린 자녀들이 받을 충격을 생각해, 정씨는 “아빠는 외국에 돈 벌러 가셨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며 남편의 사망 사실을 숨겼다. 속 깊은 아이들은 눈치를 챘지만 짐짓 모른 척 했다. 아들을 데리고 계속 서울 병원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상황이라 제대로 된 직장 생활을 할 수 없어 경제적 상황은 날로 악화됐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수년 전 친정어머니에게 뇌하수체 종양이 생겨, 급기야 장애아와 중증질환자를 동시에 돌봐야만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어머니는 수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별 다른 처치도 없이 지내고 있는데, 거동도 못 하고 덜덜 떠는 등 알 수 없는 이상 증세를 보여 응급실도 자주 가고 중환자실에서 한 달간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그럼에도 정씨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내가 힘든 것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저 이 고비만 넘길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목발과 휠체어에 의지해 학창시절 내내 정씨와 등하교를 함께 한 아들(장애 4급)은 악조건 속에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지난해 서울 명문대 공대에 입학했다.

아들은 성장판 제거로 좌우측 다리 길이 차이가 많이 난다. 이 탓에 척추 측만이 너무 심해 오래 앉아있지 못한다. 목부터 허리까지 통증이 심하고, 어지럼증과 불면증까지 있는 상태라 한 학기를 마치고 휴학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주기적으로 인공 다리뼈를 교체하는 수술과 미세하게 다리뼈를 늘리는 장기 시술을 받아야 하는데 조만간 또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정씨 가정의 수입은 취업준비생 딸이 편의점에서 버는 70만 원과 정씨가 틈틈이 세탁소 아르바이트를 해 버는 40만 원, 약간의 정부 지원금이 전부다. 서울을 오가며 병원을 다녀야 하는 탓에 수입의 상당 부분이 병원을 다니는 경비로 쓰일 수밖에 없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 아들의 통증이 심한데도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다닌다.

중동본당 주임 강윤철 신부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항상 밝은 모습으로 주일미사 참례와 소공동체 모임에 최선을 다하는 정씨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는 하느님의 자녀”라며 많은 이들의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기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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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기간: 2019년 7월 17일(수)~8월 6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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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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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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