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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급성 전골수성 백혈병 앓는 여 아녜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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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너무 아파… 이제 그만 보내줘….”

극심한 고통 속에 차라리 세상을 떠나는 것이 낫겠다고 하는 둘째 딸 여 아녜스(가명·21·부산 사직대건본당)씨의 절규에 어머니 차 마리아(가명·45)씨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애써 울음을 참으며 ‘대신 내가 아파줄 수만 있다면…’하고 생각하던 차씨는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한다.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해 미안해. 주님, 제발 아녜스를 살려주세요.”

무서운 병마가 꿈 많던 소녀의 희망을 앗아가 버렸다. 아녜스씨는 본당에서 복사도 서면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던 주일학교 학생이었다. 그러다 2014년 12월, 갑자기 심하게 배가 아파왔다. 이때부터 아녜스씨와 가족의 기나긴 병원생활이 시작됐다. 그저 위염이라 생각했는데 치료가 안 되어 아녜스씨는 여기저기 병원을 옮겨 다녀야 했다. 그중 의료사고로 다리가 마비돼 3년 동안 휠체어 신세를 지기도 했다. 2017년 11월에는 갑자기 하혈을 하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하루 12개 이상 기저귀를 갈아야 할 정도로 심각했다. 원인도 찾지 못하고 여러 병원을 다니던 중 2018년 1월 ‘급성 전골수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아녜스씨도, 가족들도 절망의 수렁에 빠져 버렸다.

차씨는 “진단을 받는 순간 ‘예수님, 성모님, 제가 얼마나 잘못한 게 많아 사랑하는 아녜스에게 이런 큰 병을 주시나요’하고 원망부터 했다”며 “그러나 하느님께서 아녜스를 지켜주신다는 믿음으로 포기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아녜스씨의 치료에 더욱 매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녜스씨의 면역력은 점점 약해졌다. 거듭되는 패혈증으로 중환자실을 수없이 왔다갔다했다. 가족들의 정성으로 다행히 몸이 회복되나 싶었는데, 사그라들던 암세포가 지난해 9월 재발돼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 여 파트리치오(가명·48)씨는 하던 일이 잘 안 돼 큰 빚을 지게 됐다. 현재 여씨는 일자리를 찾으러 전국을 다니고 있지만 마땅한 수입이 없는 상황이다. 차씨 역시 아녜스씨 곁에 있어야 하니 일을 할 수 없다. 다른 자녀들도 걱정이다. 대학 다니는 첫째는 그나마 장학금으로 학비를 마련하고 있지만, 셋째는 이제 고3에, 넷째는 중학교에 올라간다. 아녜스씨 가족은 양육비며 생활비, 교육비, 치료비 모두가 힘든 처지다.

암이 재발된 뒤 아녜스씨 상태는 더 나빠졌다.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인해 당뇨가 발병했고, 누워있는 생활이 오래된 탓에 욕창까지 생겼다. 철 결핍성 빈혈도 찾아왔다. 뼈가 약해져 발등 뼈도 골절됐다. 매일을 진통제 없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아녜스씨는 고통스럽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엄마, 예수님은 그렇게 힘든 수난을 겪으셨는데도 다시 부활하셨잖아요. 아마 하느님께서 저에게 뜻이 있을 거예요. 하느님이 선물을 주실 거니까, 우리 조금만 참고 기다려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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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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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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