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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후두암 앓는 다니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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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취업 비자로 한국에 온 필리핀 출신 다니엘(Daniel Segnbon·54))씨는 예정대로라면 올해 초 가족이 있는 루손섬 이사벨라 지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타국에서 외롭고 고됐던 이주노동자로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고향에서 가족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자기 일을 시작할 참이었다. 비행기 표 구매까지 마친 상태였다.

그동안 그는 공장 생산직,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며 생활에 필요한 최소 경비를 제외하고는 급여 전부를 집으로 보냈다. 그 돈은 부인과 두 딸, 손녀까지 네 명 가족이 살아가는 끈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그에게 닥친 병마는 그리운 가족·형제들과 노후를 보내고자 했던 소박한 희망을 꺾어버렸다.

어느 날 갑자기 목이 아프고 말하기가 거북한 증상이 나타났다. 몸살감기로 생각한 그는 인근 개인 병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고 나아지기를 기다렸으나 차도가 없었다. 그러다 수원교구 이주사목위원회 광주엠마우스 도움으로 수원 성빈세트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초진 결과 후두암(성문암)이었다.

2011년 비자 갱신을 위해 필리핀에 가야 했으나 형편이 되지 않아 무비자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고 당시 18살 막내아들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 더 절망에 빠졌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그런데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또 가족과 만날 날을 위해 건축 공사장에서 막노동 일을 전전하며 버텼던 세월이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16일 수술을 받았다. 수원 성빈센트병원의 자선 진료 혜택에 그간 모은 돈을 보태서 수술비로 썼다. 요양해야 했지만 일이 생기면 공사 현장에 나갔다. 살아가는 것이 급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지난 4월 8일 2차 수술을 했다. 경비는 광주엠마우스 마우리찌오 신부가 독지가 도움으로 해결했다. 이제는 입원 혹은 외래를 통한 방사선 치료가 필수적이다. 또 약물치료와 추적 관찰 검사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 문제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다. 경기도 광주 곤지암읍의 3~4평 쪽방에 사는 그는 일도 못 하고 광주엠마우스 지원으로 하루하루 지내는 처지다. 월세 15만 원을 내는 것도 벅차다. 막막할 수밖에 없다.

다니엘씨는 “치료비 마련도 엄두가 안 나지만, 회복에 앞서 필리핀에 있는 네 명 가족의 생계가 걱정된다”며 눈물을 보였다. 암 진단을 받고 수술하는 3개월 동안 그는 생활비를 보내지 못했다고 했다.

아직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상태인 그는 가족 얘기만 나오면 눈시울을 붉혔다. “일단 건강해져야 한국에서든 필리핀에 돌아가서든 일을 해서 아내와 딸들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했던 시절, 광주엠마우스 공동체에서 미사 전례 때 기타를 치며 성가 봉사를 했던 그였다. 지금은 성가도 제대로 부르지 못한다. 아침저녁으로 하느님께 매달리며 건강을 위해 가족을 위해 계속 기도할 뿐이다. 그는 “꼭 치료를 받고 건강해져서 교회와 사회에 갚음을 되돌려드리고 싶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마우리찌오 신부는 “개개인의 작은 나눔이 모이면 큰 도움이 되어 한 생명을 구하고 그 가족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뜻있는 이들의 기도와 성원을 청한다”고 말했다.



※성금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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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0년 5월 6일(수)~5월 26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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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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